펀드 판매사 평가, '라임 사태' 우리은행 꼴찌·신한금투도 하위권

[사진합성=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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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펀드 투자설명서만 읽어줬을 뿐 고객이 이해했는지 묻지도 않았고, 심지어 설명서에 나온 전문용어조차 설명하지 못하는 판매 직원도 있었다."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사태는 우연한 것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성 없는 직원이 제대로 상담도 없이 펀드를 판매하면서 투자자들에 손실을 끼친 셈이다. 

지난해 펀드 판매사들의 투자자 보호, 펀드 성과 수준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 이들 삼품을 판매한 금융사들이 최하위권의 평가를 받아 이런 정황을 뒷받침 했다.

평가는 투자자로 가장해 펀드 판매 상담 내용을 들어보고 점수를 매기는 '미스터리 쇼핑'을 절반 이상 반영했는데,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해 형사고발을 당한 우리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최하위인 28위와 하위권인 23위에 자리했다.

◇ 수익률 높았지만 펀드상담내용은 엉터리

16일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실시한 '제13차 펀드 판매회사 평가'에서 우리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펀드 수익률에서 상위권의 점수를 받았지만 '미스터리 쇼핑'에서의 낮은 점수로 하위권에 자리했다.

실제 두 회사 모두 펀드 수익률은 상위 10위 안에 들고 판매 후 사후 관리도 신한금투 '탁월', 우리은행 '양호'로 나타나는 등 전반적인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종합 평가의 67.5%를 차지하는 '미스터리 쇼핑'에서 우리은행과 신한금투는 모두 21위 이하 회사에 부여되는 C등급을 받았다. 개별 평가 부문의 순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금융투자자보호재단의 '미스터리 쇼핑'은 투자자로 가장한 모니터 요원을 펀드 판매사에 파견해 상담 실태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회사 1곳당 평균 16차례 꼴인 총 450차례 모니터링이 이뤄졌다.

우리은행은 2018년 종합 평가에서 28개사 가운데 24위였다가 지난해 꼴찌로 순위가 더 떨어졌고, 신한금투도 14위에서 23위로 주저앉았다.

반면 이번 평가에서 종합 점수가 가장 높은 회사는 한화투자증권이었고,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이 뒤를 이었다.

◇ 투자설명서 읽어주는 게 '펀드 상담'

이번 펀드 판매사 평가는 '미스터리 쇼핑'을 통한 펀드 상담 평가(영업점 모니터링)가 가장 큰 비중(67.5%)을 차지하고, 판매 펀드의 수익률 등 특성이 30%, 사후관리 서비스가 2.5%를 차지한다.

펀드 상담 평가의 전체 판매사 평균 점수는 낙제점(58.1점)으로, 전년도(67.9점) 보다도 떨어졌다.

특히 '미스터리 쇼핑'에서 전체 펀드 판매 직원 중 절반에 가까운 48.4%는 펀드를 설명하면서 단순히 투자설명서만 읽어줄 뿐 고객이 이해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18.7%는 투자설명서에 있는 전문용어조차 설명하지 못해 전문성이 없는 나타났다.

게다가 고객의 투자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펀드를 추천한 사례는 2018년 7.1%에서 지난해 15.6%로 늘었고, 투자설명서를 제시하거나 제공하지 않아 설명 의무를 위반한 사례도 7.4%에서 21.1%로 늘었다. 

한편, 이런 평가를 입증하듯 앞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에 가입한 투자자 3명은 라임자산운용과 우리은행, 신한금투가 사모펀드의 환매를 중단할 만한 사유가 발생한 것을 알고도 정상적인 것처럼 속인 정황이 있다며 지난 10일 이들 회사 관계자 6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한 투자자는 우리은행을 상대로 약정된 환매 대금을 돌려달라는 취지의 약정금 소송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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