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도전하는 자세로 성공

양란 양광미디어그룹 회장. [사진=양광미디어그룹]
양란 양광미디어그룹 회장. [사진=양광미디어그룹]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의 유명인들은 돈을 상상 이상으로 많이 번다.

시장이 넓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심지어 아시아권에서도 2류로 평가받는 프로축구 선수들도 최고 연봉 1000만 위안(元. 17억 원) 이상을 주면 안 된다는 이상한 규정이 나올 정도로 수입이 빵빵하다.

이런 나라에서 앵커로 이름을 날리면 벼락부자가 되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러나 이 인기를 사업으로 연결해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당연히 예외 케이스는 있다.

바로 양광(陽光)위성TV를 모체로 하는 양광미디어그룹의 양란(楊瀾. 52) 회장이 주인공이다.

앵커에 만족하지 않고 사업을 시작, 회사를 중화권에서는 내로라하는 미디어그룹으로 견인하는 성공신화를 일궈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녀가 2000년 창업한 양광미디어투자그룹은 전 세계 9개국에 60여개 매체를 거느린 미디어제국으로 성장했다.

양광미디어투자그룹은 현재 3개 신문, 10개 TV채널, 3개 인터넷 포털, 31종의 잡지를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양란의 재산은 70억위안(약 1조2200억원)까지 불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의 오프라 윈프리, 중국 미디어의 여제(女帝)로 불리는 그녀는 1968년 베이징에서 각각 교수와 의사로 일하는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베이징외국어대 영어학과에 입학하기까지는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재원이기는 했으나 주변의 시선을 확 끌 정도는 아니었다.

남들 앞에 나서는 인생을 사는 것에도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학 3학년 때 우연히 응시한 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앵커 시험에 낙방하면서 그녀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하이난(海南)성 보아오(博鰲)에서 해마다 열리는 '보아오포럼'에서 사회를 보고 있는 양란 회장. [사진=양광미디어그룹]
하이난(海南)성 보아오(博鰲)에서 해마다 열리는 '보아오포럼'에서 사회를 보고 있는 양란 회장. [사진=양광미디어그룹]

철저하게 인물 위주로 여성 앵커를 뽑는다는 사실을 알고는 반드시 CCTV에 입사하겠다는 오기가 생긴 것이다.

이어 이듬해 면접에서 인물이 아닌 시청자들과의 공감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설파한 끝에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기본적으로 미모에 달변이었던 탓에 입사 이후에는 완전 탄탄대로였다.

입사 5년 차에는 최고 앵커에게 수여하는 ‘골드 마스크’도 받았다.

그녀는 그러나 모든 영광을 뒤로 한 채 1994년 미국 컬럼비아대로 유학을 떠나 국제관계학과 저널리즘 등을 공부하는 용단을 내렸다.

97년 귀국해서는 CCTV의 복직 요청을 뿌리치고 프리랜서로 일하다 2년 후 남편 우정(吳征. 54)과 함께 창업의 길로 나섰다.

사업은 처음부터 불처럼 일어났다.

지금은 중화권 미디어 산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대표적인 여성 사업가로 손꼽히고 있다.

그녀의 성공신화는 괜히 얻어진 것이 아니다.

중화권을 대표하는 앵커라는 유명세 때문만도 아니다.

미디어그룹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이 콘텐츠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깨닫고 이를 경영에 적극 접목시킨 게 무엇보다 가장 결정적 성공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그녀의 이력에서 알 수 있듯 늘 도전하는 자세 역시 거론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이뿐만이 아니다. 도전을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필수적인 요인인 굳건한 의지 역시 성공 요인으로 부족함이 없다.

자신이 진행하는 양광위성TV의 프로그램 '양란방담록'에 초청한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포즈를 취한 양란 회장. [사진=양광미디어그룹]
자신이 진행하는 양광위성TV의 프로그램 '양란방담록'에 초청한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포즈를 취한 양란 회장. [사진=양광미디어그룹]

그녀가 언론과 인터뷰를 가질 때마다 “선택의 순간에 나는 내 모든 것을 던졌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그녀는 또 가정과 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독보적 케이스의 캐리어우먼으로도 손꼽힌다.

중국 기업가들이 대체로 꺼려하는 자선사업에 적극 나서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녀가 중국의 부호들이 평균적으로 존경을 받지 못하는 것과는 달리 상당히 평판이 좋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사업은 흔히 운칠기삼(運七技三. 운이 7할, 능력이나 노력이 3할)이라는 말을 한다.

솔직히 별로 틀린 말은 아닌 듯도 하다. 하지만 매사에 최선을 다하면서 성공신화를 일군 것을 보면 그녀에게만은 이 말을 해서는 절대 안 될 것 같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