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1조클럽' 2010년 22곳 정점후 되레 후퇴...외형 커졌지만 내실은 악화

[사진합성=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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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국내 대기업 가운데 20년이 넘게 꾸준하게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린 기업은 얼마나 될까.

외형을 키우며 수조~수십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들이 다수인 점을 감안하면 꽤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의외로 삼성전자와 포스코 단 2곳 뿐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0년 이상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은 대기업이라도 꾸준하게 내실을 다지며 시대 트렌드에 맞는 신사업으로 지속 성장해야 가능한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 2018년 '영업익 1조' 기업은 18곳

22일 조직컨설팅 전문 지속성장연구소가 기업분석업체 한국CXO연구소에 의뢰해 1998~2018년 상장사 매출 1조원(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 기업의 영업이익을 조사한 결과, 매출 1조원이 넘는 대기업 가운데 영업이익 1조원이 넘는 곳은 1998년 4곳에서 2011년 22곳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8년 18곳으로 부침을 거듭하고 있다.

영업이익이 1조원이 넘는 기업은 2011년 21곳, 2012년 17곳, 2013년 11곳, 2014년 14곳, 2015년 16곳, 2016년 20곳, 2017년과 2018년엔 18곳으로 2010년의 성과를 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이 1조원이 넘는 기업이 최저였던 2013년은 2010년과 비교해 3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영업이익 1천억원 기업의 변동 흐름도 비슷했다. 2010년 118곳에 달했던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 슈퍼기업이 2018년 106곳으로 감소한 것이다.

연도별 매출 슈퍼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 규모는 1998년 9조원대에서 2010년 85조원대로 크게 늘었다.

이후 2016년까지 평균 영업이익 규모가 점차 감소하다 2017년(109조3000억원)에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2018년에는 118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속성장연구소는 이에 대해 "1998년과 2018년 영업이익 증가액만 비교하면 크게 좋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착시현상'이다"라고 진단했다.

실제 영업이익률을 분석해 보니 2011~2016년 매출 슈퍼기업들의 외형만 커졌을 뿐 내실이 뒷걸음친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2010년 매출 슈퍼기업의 영업이익률은 7.7%였으나 2011~2016년 5.1~6.3%에 그친 것.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였다는 2018년에도 매출 슈퍼기업 197곳의 전체 영업이익 규모는 120조원에 육박했지만, 반도체로 큰 호황을 누린 삼성전자(43조7000억원)와 SK하이닉스(21조원)를 제외한 195개 기업의 이익 규모는 54조원에 그친다.

[자료제공=지속성장연구소]
[자료제공=지속성장연구소]

◇ 삼성전자·포스코 21년 연속 '1조 클럽' 지켰다

이번 조사대상 가운데 21년 연속으로 매출 10조원이상,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지속한 기업은 삼성전자와 포스코 두 곳 뿐이었다.

삼성전자는 1994년부터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수성하고 있으며, 1998년부터 21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 규모는 261조원이 넘는다. 한해 평균 약 12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셈이다.

포스코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68조원에 달해, 한해 평균 3조원 이상의 영업 이익을 창출했 다.

SK하이닉스는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매출 10조원과 영업이익 10조원 이상을 달성했다.

2010년에는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없다가 2018년에 새로 명단을 올린 기업은 네이버, 롯데케미칼, KT&G, 한국가스공사 등이다.

반면, 2010년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들었다가 2018년에 이름이 빠진 대기업이 9곳이나 됐다.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 삼성중공업, 한국조선해양 등은 2010년에 1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보다가 2018년 영업적자의 쓴 맛을 봤다.

1998년 이후 21년 연속 매출 10조 클럽에 포함됐던 한국전력은 2010년~2012년 3년 연속 조 단위로 영업 적자를 봤고 이후 적자폭이 개선하기도 했지만 2018년 다시 2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나라가 다시 한번 크게 부흥하려면 신사업 등으로 경제를 역동적으로 이끌 슈퍼기업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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