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지배구조원 875개 상장사 평가, 사회책임 관련 등급 하락이 가장 많아

[그래픽=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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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국내 기업 가운데 지난해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위험 요인이 발생해 등급이 하락한 기업이 19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SG 지수는 세계적으로 특정 기업의 투자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어 이들 기업의 국제 신인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약 400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적 자산운용사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SSGA)는 최근 ESG 개선안이 부실한 기업에 대해 투자 철회와 함께 의결권을 적극 행사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국민연금이 ESG 투자원칙을 발표하는 등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 19개사 ESG 등급 하향 조정

31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지난 28일 총 875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 등급위원회를 개최한 결과 19사의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비상장 금융회사(48사)의 경우는 지배구조(G) 등급만 평가해 공표했다.

KCGS의 ESG 평가 등급(개별 등급 및 통합 등급)은 S, A+, A, B+, B, C, D 등 7개 단계로 구분되는데, 이번 등급조정은 지난해 10월 등급 부여 이후 기간 동안 확인된 ESG 위험을 반영해 2020년 1분기 등급을 조정한 것이다.

조정 결가를 보면 사회책임(S)과 관련돼 등급이 하향된 기업이 10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지배구조(G) 관련이 8곳, 환경(E) 관련이 1곳이었다.

이 같은 개별 등급 조정에 따라 7사는 통합등급도 한 단계씩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KCGS는 올해부터 ESG 평가의 적시성 제고를 위해 ESG 등급 조정 빈도를 반기 1회에서 분기 1회로 확대하기로 했다.

◇ 사회책임(S) 관련 등급하락 가장 많아

올해 1분기 ESG 등급이 하락한 기업의 위험 요인을 살펴보면 사회책임(S)과 관련된 사안이 가장 많았다.

기업별로 보면 그룹 차원의 노조 와해 전략 실행으로 전현직 임직원이 실형을 선고 받은 삼성전자(A→B+)와 삼성물산(A+→A)의 등급이 각각 한 단계씩 떨어졌다.

KB금융은 국민은행 503개 영업점(전체 영업접의 47.8%)에서 무자격자에 의한 파생상품 판매 등으로 금융감독원 중징계(기관경고) 조치를 받은 영향으로 A+ 등급에서 A로 조정됐다.  

또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시정명령 및 과징금 약 412억)를 받은 롯데쇼핑(A+→A)과 하청노동자 안전사고로 사망과 불공정 하도급 관행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은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으로 분할)의 등급도 A에서 B+로 하락했다.

포스코는 사업환경을 둘러싼 다양한 분쟁상황(광양제철 폭발사고 등 지속적인 폭발·화재 사고, 자회사의 해외 합작 대상에 대한 윤리적 논란 등)으로 A에서 B+로 등급이 조정됐고, 대우조선해양은 3차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가 안전사고로 사망(2017년부터 사망사고 지속 발생)하면서 B에서 C로 등급이 떨어졌다.

특정 노동조합 소속 해고노동자에 대한 복직 결정에도 불구하고 무기한 휴직 조치한 쌍용자동차(B+→B)와 고용상 성차별로 인권위원회의 시정 권고와 지속적 노사 갈등을 빚고 있는 KEC(B→C), 부당공동행위 5건에 대한 공정위 제재를 받은 ㈜한진(B+→B)도 등급이 한 단계씩 하락했다.  

◇ 8곳은 대표이사 구속 등으로 지배구조(G) 등급하락

대표이사의 구속 등 지배구조와 관련한 위험으로 등급이 하락한 기업은 8곳이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횡령 및 배임수재(약 9억원) 등 혐의로 조현범 대표이사가 구속기소 되면서 B+에서 B로 조정됐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업무상횡령 혐의(약 1억원)로 조현식 대표이사 불구속 기소돼 B+에서 B로, 주가 조작 혐의로 현직 대표이사 및 임원에 중형이 구형(라정찬 회장 징역 12년, 벌금 300억원)된 네이처셀은 C에서 D로 떨어졌다.

대주주 및 부실계열사 지원거래 관련 내부통제 절차 미흡으로 금감원의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 한화생명(B+→B)과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일부 매출액(연간 매출액의 28.8%) 허위 기재로 대표이사가 기소된 제낙스(C→D)의 등급도 조정됐다.

효성은 업무상 횡령 혐의(회사 자금으로 개인 형사사건 법률 자문비 지출)로 조석래·조현준 회장이 검찰 송치되면서 C에서 D로 떨어졌다.

금리 산정 오류로 인한 이자 과다 수취(23억원) 등으로 금융감독원 중징계(기관경고) 조치를 받은 경남은행(A→B+)과 503개 영업점(전체 영업접의 47.8%)에서 무자격자에 의한 파생상품 판매 등으로 금감원 중징계(기관경고)를 받은 국민은행(A→B+)의 등급도 한 단계 하락했다.

한편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전신주 관리 부실로 고성·속초 산불을 일으켜 임야 1277㏊를 소실시킨 책임을 물어 환경(E) 관련 등급을 B+에서 B로 조정했다.

KCGS 관계자는 "평가체계 고도화를 통해 국내 기업의 ESG 관행 개선을 지원하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시장 및 기업의 관심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다음 등급 조정은 오는 4월과 7월에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자료=한국기업지배구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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