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 OECD 31개국중 23위, 소득·성별 격차는 오히려 악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우리나라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 가운데 최하위권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1997년과 지난 2017년을 비교한 연구 결과인데, 30년 전보다 행복 수준과 소득·성별 격차는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경제학회 한국경제포럼에 실린 '행복지수를 활용한 한국인의 행복연구'를 보면 OECD 31개국 가운데 물질적·사회적 기반에 관한 분야에서 한국의 '행복 지수'는 1990년과 2017년 모두 23위였다.

박명호 한국외대 교수와 박찬열 경남연구원 연구위원은 삶의 질과 밀접한 27개 지표를 바탕으로 OECD 36개 회원국 중에서 규모가 작은 곳을 뺀 31개국의 행복지수를 물질적·사회적 기반에 관한 분야와 격차에 관한 분야로 나눠 산출했다.

◇ 소득·건강 나아졌지만 안전·주거 지수 악화

'물질적·사회적 기반'에 관한 지수별 한국의 순위는 약 30년 전과 같았지만,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많았다.

한국은 소득 수준은 1997년 28위에서 2017년 20위로 여덟 단계 뛰어 올랐다. 1인당 GDP가 당시 6516달러에에서 2만9743달러로 오른 영향이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며 건강 지표 순위도 26위에서 10위로 급상승했다.

그러나 안전에 관한 지수는 1997년 15위로 중위권이었으나 2017년 최하위권인 30위로 급락했다.

한국인이 체감하는 심리적인 안전 수준이 다른 선진국보다 나빠졌고, 자살률도 올라갔기 때문이다. 특히 2017년 '세월호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거에 관한 지수도 22위에서 24위로 떨어졌는데 이는 급등하는 집값으로 내집 마련이 어려원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행복 지표로 살펴본 한국의 위상변화. [자료=한국경제포럼]
행복 지표로 살펴본 한국의 위상변화. [자료=한국경제포럼]

◇ 물질·사회적 격차는 꼴찌 수준

'물질적·사회적 격차'에 관한 분야에서 한국인의 행복수준은 1990년 29위, 2017년 30위로 꼴찌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소득격차는 1990년 21위에서 2017년 27위로 여섯 계단 하락했는데 국민들의 전체적인 소득 수준은 높아졌지만 격차는 오히려 벌어지며 전체적인 행복도를 깎아내린 셈이다.

성별(性別) 격차는 1990년과 2017년 모두 조사대상국 가운데 꼴찌인 31위였다.

특히 연구진이 우리나라와 함께 칠레, 멕시코, 폴란드 등 행복 수준이 하위권인 국가를 분석한 결과, 소득수준 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격차도 행복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명호 교수는 "한국인의 행복수준은 OECD 국가들과 비교해 하위권에 속한다"며 "물질적·사회적 격차에 관한 부분은 OECD 국가들과 비교해 더 빠르게 악화하는 양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긍정적 요인보다는 부정적 요인이, 물질적 영역보다는 사회적 영역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 영역은 최근까지도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정책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