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장들 법령·자금 등 지원대책 조속 마련 요구
홍남기 부총리 "조기종식 안되면 경기 하방압력 우려"

홍남기 부총리 겸지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 관광업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경주시 황리단길을 현장 방문해 지역경제인과 지역소상공인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지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 관광업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경주시 황리단길을 현장 방문해 지역경제인과 지역소상공인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주로 수출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내수에 피해가 집중됐지만, 지금(신종코로나 사태)은 수출과 내수 모두에 복합 타격을 줄 것이라는 진단이 많다."

7일 정부와 경제단체장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자리에서 나온 재계의 우려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재한 신종코로나 관련 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영주 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은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법령·자금 등 지원책을 조속히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 홍남기 "조기종식 안되면 경기 하방압력 우려"

먼저 마이크를 잡은 홍 부총리는 "신종 코로나가 조기 종식되지 않는다면 경기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대·중소기업의 공장가동·수출지원, 내수활성화 대책, 자영업자 경영애로 완화 대책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조치를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제 준비와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경제활동이 너무 과다하게 위축되는 것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 주역이자 실제 글로벌 밸류 체인과 밀접히 연결돼 산업 현장에서 애쓰고 계신 기업인 여러분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함께 해결방안을 논의하자"고 말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작년 일본 수출 규제와 비슷하게 신종코로나에 따른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글로벌 공급망) 충격으로 우리기업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관광·숙박·도소매·음식점 등 내수 위축도 발생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일본 수출 규제에 성공적으로 대응했듯이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현장 기업 소통과 부처 간 협업 두 가지 원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수출·내수 모두 타격 우려 된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수출과 내수 모두 타격이 우려된다며 정부에 선제적이고 강력한 대응책을 건의했다.

특히 그는 "이번 사태는 과거 감염병들보다 큰 피해를 가져올 것 같다"며 "대중국 수출 비중이 사스가 발생한 2003년 16%에서 현재 27%로 늘고 중국 관광객 입국도 같은 기간 10배 급증한 상황에서 중국 현지공장이 멈춤에 따라 수출호전 추세가 꺾이고 국내 활력도 단기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상의에서 회원사들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피해 유형은 ▲중간재 수출업체(중국 수출의 80% 차지) ▲부품을 조달 못 하는 국내 완성품업체 ▲중국 현지투자 관련 차질 ▲소비심리 악화로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내수업체 등 4가지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들 유형별 미시 대책과 포괄적인 거시 대책으로 구분해서 예상되는 경제적 타격을 어떻게 극복할지를 놓고 정부에서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김영주 무역협회장도 "이런 상황일수록 현장을 면밀히 파악해 소재·부품·장비 대책처럼 실현 가능한 대책들을 논의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급한 것은 8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부품들"이라며 "하루 빨리 공급처를 다변화해야 하고 주 52시간 근무제, 화평법 등 여러 법령도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중소기업이 겪는 피해는 생산 중단, 국산 원자재 대체로 인한 생산비 상승,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하지 못해 생기는 자금압박 등 3가지를 들고 강력한 대책을 촉구했다.

김기문 회장은 "작년 경기가 좋지 않아 재무제표가 나쁜 중소기업이 많다"며 "코로나 사태로 생긴 '이중고'를 감안한 자금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제조업보단 서비스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이 부분을 세밀하게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직격탄을 맞고 있는 업계 대표로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황각규 롯데 부회장, 박근희 CJ 부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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