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응백 문화에디터.
하응백 문화에디터.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12일 대한항공 3차 전세기 편으로 우리 국민과 중국 국적 가족 등 147명이 우한에서 귀국했다.

이로서 우한 지역에 있는 우리 국민은 거의 철수가 완료되었다. 약간의 갈등도 없지 않았지만, 신종코로나 감염의 최대 위험 지역에 있었던 우리 국민과 우리 국민의 가족은 대한민국의 영역 내에서 보호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토론토에 살고 있는 한 캐나다 교민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한에서 온 교민이 찍은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정문의 ‘우한시 재외국민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환영 문구 사진을 올리고 다음과 같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재외국민: 세상사 모를 일이다. 만약에, 만약에, 미국하고 캐나다 사이에 물 분쟁(이거 가능성 크다)이 일어나고, 그게 양국간 전쟁으로 치닫는다면. 물론 10초도 안 걸려 캐나다가 깨지겠지만, 암튼 세상사 모를 일이니. ‘재외국민 우리가 구한다’는 플래카드 앞세우고 모국 전세기가 우릴 구하러 온다면. 그런 상상을 약 3초 동안 했는데, 그 짧은 순간에도 모국 사랑하는 마음이 울컥 하고 차오른다.”

우리 국민이 세계 어디에 있든, 신변에 위험이 있거나 안전상에 문제가 있으면, 우리 정부가 보호한다는 원칙은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 국민이 세계에 퍼져 자신있게 활동할 수 있는 근거가 될 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의 캐나다 교민의 ‘모국 사랑하는 마음’의 출발은 국가가 국민을 보호한다는 믿음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하지만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고위험 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공포에 떠는 우리 국민들이 또 있다. 일본 요코하마(橫浜)항에 격리 상태로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승선하고 있는 우리 국민 14명이 바로 그들이다. 3600여명의 승선자 중에 12일 오전 현재 174명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었다. 심지어 선내에서 검역을 담당하던 검역관 한 명도 신종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일본 당국의 대처를 보면 과연 일본이 선진국이 맞나 할 정도로 갈팡질팡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도 염려스러운 대목이다.

일본 후생성은 지난 5일을 기준으로 2주 후인, 오는 19일까지 ‘해상격리’를 하겠다고 발표했으나, 12일에도 39명의 승객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상,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를 일이다.

‘해상격리’가 장기화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11일 세종청사 브리핑을 통해 “일본 영내에 발생해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원칙적으로 일본 당국에 의해서 현재 발생한 확진자 치료에 대한 기본적 조치가 이뤄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한 “옮기는 과정에서, 또 옮긴 이후에 위험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며 “가능하다면 해당 지역에서 감염병을 치료하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요코하마 영사관을 통해 14명 국민들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부언했다.

외교적 관행은 브리핑의 내용대로 일본에서 발생한 일이니 일본에서 초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한 교민을 철수시켰듯이, 이번과 같은 비상사태에서는 우리 국민을 전세기든, 공군기든, 해군선박이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빠른 시간 내에 한국의 영역으로 데려와야 한다. 14명이면 숫자가 적어 공군의료수송기로도 이송이 가능하다.

이게 가장 빠르고 안전한 방법일 수 있다. 우한에서 독일과 러시아가 취했던 이송 방법이기도 하다.

지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타고 있는 한국인 14명은 공포의 시간 속에서 조국이 내미는 구원의 손길을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우리 국민이 어디에 있건 위험하면 구해 와야 한다. 그게 외교적 관행보다 더 중요한 국민적 염원이며, 헌법적 원칙이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