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1년 만에 의장직을 내려놓는다. 등기이사도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현대차그룹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해 기존과 동일하게 중요한 경영 판단은 직접 내릴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그룹 총수로 자리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19일 이사회에서 정몽구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정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다음 달 16일 만료된다.

이사회 의장은 다음 달 19일 주총 후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1999년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 겸 그룹 회장을 맡은 뒤 현대·기아차를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로 키워냈다.

품질경영과 현장경영 철학을 뚝심 있게 밀어붙여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세계 주요 지역에 현지공장을 건설하며 글로벌 자동차기업으로 자리매김 하도록 했다.

이런 공로로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Automotive Hall of Fame)에 한국인으로 처음으로 헌액된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 2018년 9월 정의선 부회장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자연스럽게 그룹의 지휘봉을 넘기는 수순에 돌입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주총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으며 책임경영을 강화했고, 이사회 의장직 계승도 시기의 문제일 뿐 자연스런 수순으로 예상돼왔다.

현대차는 다음 달 19일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해 사업 목적에 모빌리티 등 기타 이동수단과 전동화 차량 등의 충전 사업을 추가하기로 했다.

명실공이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보틱스, 개인용 비행체(PAV), 신에너지 분야 등 미래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2025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는 이번 이사회에서 재경본부장인 김상현 전무를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와 현대비앤지스틸을 제외한 모든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들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등기이사에 두고 있다"며 "미래 분야 투자를 통해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수익성 최우선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기아차도 이날 이사회에서 사내이사 주우정 전무와 사외이사 김덕중, 김동원 이사 재선임 안건 등을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