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일정으로 찾은 적도(Equator).
마지막 일정으로 찾은 적도(Equator).

[글=이춘희 대건28봉사단장, 사진=이수형]

11. 적도에서 맞은 설날(2020. 1. 25. 토)

설날이다. 

이제껏 단 한 번도 명절에 타국을 여행한 적 없었는데 조상님께 죄스럽다.

07:00. 여사장이 특별히 준비한 떡국은 맛있다.

여사장님의 음식 솜씨가 좋다.

큰 형님께 전화 드리고 몇 컷 사진을 전송하니 제사 모시고 모여 노시는 중이란다.

레프팅 하면서 반바지 입고 폼 잡던 진중득과 정 목사는 무릎에 화상을 입어 따갑단다.

폼 잡을 때 알아봤다.

이제 내일이면 귀국한다.

우간다에서 맞은 설날, 아침식사로 나온 떡국.
우간다에서 맞은 설날, 아침식사로 나온 떡국.

마지막 일정으로 적도(Equator)를 방문하러 간다.

호텔에서 남쪽으로 2시간여 소요되는 거리인데, 이담은 호텔에 남겠단다.

북쪽과 달리 나무도 제법 있고, 주택들도 훨씬 고급이다.

북쪽과는 환경이 많이 다르다.

남쪽 르완다 방면인데 경작지도 이어지고 있다.

적도 지점에는 둥근 구조물에 남과 북이 표기되어 있고 그 중간에 선이 그어져 있다.

적도면 엄청 더울 것 같은데 별로 덥지도 않다.

적도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
적도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

청년이 다가와 무었인가 제안하는데 아마 적도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을 설명하려는 것 같다.

설치된 기구에 물을 부으면 북반구에서는 시계방향으로, 남반구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아래로 빠지는데 적도에서는 회전하지 않고 곧 바로 빠진단다.

물을 부어 회전을 정지시킨 다음 물을 아래로 뺄 때 코스모스를 닮은 꽃잎을 떨어뜨리면 회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객관성을 기하기 위해 직접 꽃잎을 떨어뜨려보니 사실 그대로다.

20미터(m)도 채 되지 않을 거리에서 이런 차이를 뚜렷이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적도에서 기념촬영하는 일행들.
적도에서 기념촬영하는 일행들.

'태양이 지나는 길

이름하여 적도라네.

다리 벌여 두 손 펼치니

오른 손은 남반구, 왼손은 북반구.

하늘도 하나요, 땅도 하나인데

공연히 나누어 세상이 어지럽네.'

적도 바로 옆 가게에서 기념으로 냉장고에 붙이는 자석1개를 미화 7달러에 구입하지만 그리 비싸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장소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NGO가 운영한다는 기념품 가게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이담을 태우기 위해 호텔로 돌아온다.

거리를 지나며 재미있는 사진배경에 한컷.
거리를 지나며 재미있는 사진배경에 한컷.

황토 먼지가 거리에 자욱하다.

누군가 매일 황토 팩을 해서 좋겠다고 한다.

당연히 농담이겠지.

일상화된 흙먼지에 세차는 필요한지 모르겠다.

가다피 대통령이 세웠다는 가다피 사원이 멀리 보이고, 왕만이 통과할 수 있다는 문이 도로 중간에 놓여있다.

왕궁에는 나무가 울창하고, 정문에는 정원수가 정비되어 있다.

대통령 무세베니가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여 사회가 비교적 안정되어 있단다.

현지 맛집 케밥집에서 기념사진 한컷.
맛집(?) 케밥집에서 기념사진 한컷.
케밥집은 유명 맛집인지 손님들로 붐빈다.
케밥집은 유명 맛집인지 손님들로 붐빈다.

아카시아 몰(Acacia Mall) 앞 케밥 집은 유명 맛집인지 고객들이 많다.

소변을 보기 위해 들른 아카시아 몰은 우리 현대식 백화점과 다름이 없다.

주문한 닭고기 케밥은 담백하고 맛있다.

기념품 시장을 둘러보니 많은 점포가 늘어서 있으나 진열 품목은 거의 비슷하다.

특별히 살만한 것은 없다.

그러다가 작은 코끼리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주인 청년이 직접 그렸다는데 3만5000실링을 달란다.

정 목사가 과감하게 3만실링(10000원)으로 정리해 버린다.

마음에 드는 그림이다. 

엄청나게 크고 혼잡한 나카세로 마켓(Nacacero Market)을 벗어나니 버스들이 늘어선 거대한 정류소가 나타난다.

우간다 각지로 가는 버스들이 모인 곳인데 잘못 들어가면 빠져나오는데 몇 시간이 걸린단다.

그냥 나와 버린 루고고(Lugogo) 몰 옆 선물가게는 비싸다.

저녁 송별파티용으로 정 목사는 통닭을 구입한다.

우간다 여행이 종료되었으니 수염도 이제 깎을 때가 되었다.

수염을 길러보니 내게는 수염이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이담의 수염은 멋있다. 길러도 되겠다.

거대(?)한 버스정류소.
거대(?)한 버스정류소.

19:30. 301호 거실에서 열린 송별 모임에 빠진 사람은 없다.

정 목사에게 남길 물품을 정리하니 상당하다.

김희수가 마지막 실력을 발휘하여 라면과 김치찌개로 저녁 식사를 준비한다.

라면이 맛있고, 늦은 점심을 많이 먹은 탓에 통닭은 거의 팔리지 않는다.

나일 맥주를 마시며 각자 소회를 풀어 놓는다.

대체적인 감회는 우간다를 잘 몰랐다는 것, 생각보다 더운 곳이 아니라는 것, 정 목사가 많은 고생을 하지만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향후 파롤리냐 중등학교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귀한 경험을 했다는 것도 공통점이었다.

그 동안 여러 번 해외여행을 했고, 몇 번은 강한 기억이 남아 있지만 이번 우간다 여행도 오래 남을 여행인 것 같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