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현재 1600조원 돌파...지난해 증가율은 16년만에 가장 낮아

[사진=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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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작년 말 현재 가계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600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지난해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은 정부의 가계 빚 억제정책 효과로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진정됐던 가계 빚 증가속도는 4분기 수도권 주택거래가 급증하면서 다시 속도를 붙였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600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7조6000억원(1.8%) 증가했다.

분기별 증가금액 기준으로 2017년 4분기(31조5000억원·2.2%) 이후 2년 만에 최대다.

이는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집값이 급등하자 빚으로 내집 마련에 나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분기별로는 1분기 0.2%, 2분기 1.1%, 3분기 1.0% 등으로 증가율이 둔화됐었다.

가계신용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가계부채를 뜻한다.

2015년(10.9%)과 2016년(11.6%) 가파른 속도로 증가한 가계신용은 대출 규제 영향으로 2017년(8.1%), 2018년(5.9%), 2019년(4.1%·63조4000억원) 등으로 증가세 둔화가 이어졌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작년 4분기 가계신용 증가를 항목별로 살펴보면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이 23조원 늘어난 150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절반이상이 주택대출로 12조6000억원 늘었고, 기타대출(일반신용대출 등 포함)은 10조4000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이 전 분기 대비 각각 3조1000억원, 6조5000억원 확대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매매 거래 증가, 전세자금 수요 지속 등으로 주택대출 증가 폭이 확대됐다"며 "기타대출도 계절적 수요 및 주택거래 관련 부대비용 발생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우려 되는 점은 가계 소득 대비 빚 부담을 측정하는 지표인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이 작년 3분기 말 현재 96.6%로, 2분기 말(95.6%)보다 상승했다는 점이다. 소득보다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율이 최근 둔화했지만 명목 GDP 증가율을 다소 상회하고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12·16 대책)은 시차를 두고 올해 2분기 정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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