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방정부, 미등록 우한주민 신고하면 현상금 지급하기도

[사진=우한 EPA, 연합뉴스]
우한 시내의 거리 풍경. 사람이 전혀 다니지 않고 있다. 중국인들의 우한 포비아가 나름 이해가 된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사진=우한 EPA, 연합뉴스]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21세기의 문명천지에 이른바 언터처블이라 불리는 불가촉천민이 지구촌에 존재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단언컨대 아직도 있다.

인도의 달리트나 하리잔, 일본의 부라쿠민(部落民), 유럽의 집시가 아마도 이에 해당할 수 있지 않나 보인다.

당연히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는 없어야 한다. 실제로도 없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 중인 지금은 있다고 해도 크게 무리하지 않을 것 같다.

진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주민이나 출신들에 대한 14억 중국인들의 과도한 기피 현상이 도가 지나칠 정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한 주민들이 불가촉천민으로 규정되고 있다는 얘기가 될 듯하다.

정말 그런지는 상당수 지방 정부들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다면서 우한 출신들을 관리하는 방식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홍콩 언론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우한 사람을 신고한 사람에게 현상금까지 지급하는 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 사례도 적지 않다.

허베이(河北)성 성도(省都)인 스자좡(石家莊)의 케이스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일부 구가 2월 초부터 우한에서 들어온 사람 중 ‘미등록자’를 신고한 이들에게 2000위안(元·34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허베이성 정딩(正定)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한에서 유입된 미등록자를 신고한 사람에게는 1000 위안을 지급하고 있다고 한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왕징(望京)에서는 더욱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끔찍한 일을 당한 주인공은 모 아파트에 사는 우한 출신 주민인 왕(王) 모씨였다고 홍콩 언론은 전하고 있다.

그는 춘절(春節. 구정) 직전 고향을 찾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도시 전체가 봉쇄된 23일 부랴부랴 탈출을 시도, 왕징의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다음날 기가 막힐 일이 벌어졌다.

자신의 집 앞에 거대한 크기의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었던 것이다. 그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관할 공안에 바로 신고를 했다. 기다렸다는 듯 돌아온 공안의 대답은 기가 막혔다. “당신은 우한에서 돌아온 잠재적 감염자이다.

그렇다면 바로 공안에 신고를 해야 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숨겼다. 당신 집 앞이 그렇게 된 것은 아파트 주민들의 분노 탓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주민들이 했다. 당신은 지금부터 14일 동안 외부에 나와서는 안 된다.”라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한 출신의 직원을 고용했다 벌금을 문 자영업자들이 속출하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 여기에 졸지에 회사에서 쫓겨나는 우한 출신까지 더하면 상황은 진짜 예사롭지 않다고 해야 한다.

현재 중국 당국은 우한에 대한 도시 봉쇄를 풀지 않고 있다.

아직도 매일 100명 가까운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사망하는 등 사태가 아직 진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완전 버린 자식 취급한다고 봐도 좋지 않아 보인다.

이 와중에 우한 출신에 대한 포비아는 지속적으로 확산세를 타고 있다.

1100만 명에 이르는 주민들을 포함한 우한 출신들이 불가촉천민으로 전락했다는 항간의 양식 있는 인사들의 탄식은 결코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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