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내 자영업자들 팔 비틀어 돈버는 짓은 이제 그만

【뉴스퀘스트=박민수 편집국장】 '신동빈 회장님! 우짜지요, 롯데마트가 사고를 친데 이어 롯데케미칼에서도 큰 사고가 발생했군요.'

감옥에서 나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다짐에도 불구하고 롯데를 둘러싼 사건사고가 그치지 않으면서 사회적 비난 또한 여전합니다.

물론 생산현장에서 벌어지는 사고나 저 아래 사람들이 저지른 일에 대해 대기업 총수가 모조리 다 책임질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한국의 '국정법(국민정서법)'상 대기업의 안전불감증과 부도덕한 행위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기업과 동일체로 인식되는 총수에게 쏠릴 수 밖에 없습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2017년 울산공장 폭발사고를 시작으로  2018년 4월에는 대산공장 수소이온 배관시설 화재사고, 같은해 1월에는 대산 BTX 공장에서 발암성 물질인 벤젠이 누출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고원인은 조만간 밝혀지겠지만 자칫 대규모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화학공장의 안전사고 예방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닌가 걱정됩니다.

또 롯데마트는 코로나19와 관련, 중국을 응원한다면서 또 한쪽에서는 일본 맥주 판촉을 위해 마스크를 끼워 팔다가 공정위의 제지를 받았습니다.

회사 차원에서 재고가 쌓여있는 일본 맥주를 처분하기 위해 마스크를 인질로 삼아 판촉행사를 벌였는지 아니면 의욕이 앞선 영업사원의 단순한 실수였는지는 회사가 더 잘고 있겠지요.

그러나 '호환 마마 보다도 더 무서운' 코로나 바이러스 그것도 '신종'이라는 수식어가 앞에 붙은 바이러스 때문에 온 나라가 공포에 휩싸여 있는데 그 틈을 타서 물건을 파는 모습은 소비자들의 눈에 곱게 비칠 리가 없습니다.

문제는 롯데의 이 같은 얄팍한 상술과 경영행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인질 마케팅에 이어 최근에는 적법하고 당당한 갑질로 영세 자영업자들을 울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물론 신 회장께서 아실리는 없겠지만 1년 365일 열리는 잠실 '호텔롯데 롯데월드(최홍훈 대표)' 어드벤쳐 내 놀이시설에는 로터리가든이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롯데월드는 이 공간에 놀러온 방문객들이 먹고 마실 수 있는 각종 음료와 음식을 파는 가게를 임대해 주고 있습니다. 

롯데월드는 이들 자영업자와 직접 계약을 맺지 않고 A외식업체와 임대계약을 맺고 이 외식업체는 자영업자 혹은 프랜차이즈 업체와 다시 수수료 운영계약을 맺어 운영하는 구조입니다.

이들 자영업자들은 열심히 한달 동안 일하면 총 매출 가운에 롯데가 14%, 마름격인 A외식업체가 다시 14%, 여기에 홀 정산비라고 해서 홀을 정리하고 청소하는 비용으로 매출의 10% 정도를 떼어주고 있습니다. 

롯데는 지주처럼 마름을 시켜 이 자영업자들을 관리하면서 수수료 명목으로 매출의 14%를 꼬박꼬박 받아 챙기고 게다다 외식업체와의 임대차 계약에 따라 추가 수익을 챙기고 있습니다.

자영업자는 총 매출에서 20% 안팎의 원 재료비에 최저 임금 인상에 따른 아르바이트생 인건비 20% 정도를 지출하고 나면 자영업자가 손에 쥐는 돈은 15~20%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렇다고 이들 매장이 한 달에 수 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도 아니고 평균 1000여만원 내외의 수익에서 이것 저것 다 떼이고 나면 한달에 평균 200여만원을 손에 쥔다고 합니다.

이들 자영업자들의 처지야말로 21세기형 소작농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습니다.

말이 자영업자이지 '갑중의 슈퍼 갑' 롯데월드 눈치보랴 롯데의 마름격인 A외식업체 비위 맞추랴 장사 하다보면 땅 한떼기 없어 빌어붙여 먹고 사는 소작농의 비애를 실감했다고 합니다.

이런 열악한 구조 속에 장사를 하고 있는 이들 자영업자들이 최근 끽소리 못하고 롯데월드 내에서 쫓겨났습니다.

물론 정상적인 계약 만료에 의한 것이니까 합법적인 조치입니다.

롯데와 A외식업체와의 임대계약이 종료되면서 자연스레 이 외식업체와 수수료 운영계약을 맺었던 이들 자영업자들도 문을 닫게 됐습니다.

이들 자영업자들 말에 따르면 이 A외식업체와 계약을 종료하고 롯데계열 외식업체와 새로이 계약을 맺었다고 합니다.

롯데는 새로운 외식업체와 계약을 맺으면서 턱도 없는 원상복구 비용을 이들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시켰습니다.

대여섯평 남짓한 공간의 시설물을 철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으로 한 영업점당 무려 1500여만의 비용을 떠안아야 한다고 합니다.

가뜩이나 경기도 좋지 않은데 굳이 계약을 만료하고 다른 외식업체와 새롭게 계약하면서 매장을 리뉴얼 할 필요가 무엇이냐는 게 입점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입니다.

이들 자영업자들은 어디 하소연 한마디 못하고 꼼짝없이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할 판입니다.

물론 이 같은 내용은 롯데월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롯데월드 관계자도 "우리는 외식업체와 계약을 맺기 때문에 자영업자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합니다.

롯데와 계약의 당사자는 A외식업체이며 이 외식업체는 프랜차이즈 업체와 가맹점주들과 다시 계약을 맺으면서 원상복구 비용을 가맹점주들이 물도록 계약을 맺었으니까요.

그야말로 롯데는 '손 안대고 코푸는 격'으로 수익을 챙기면서 문제가 생겨도 전면에 나서지 않고 뒷짐 지고 지켜보고 있으면 마름이 다 알아서 하니까 이보다 더 땅 짚고 헤엄치기 장사가 어디 있겠습니까. 

재계에서 차지하는 롯데그룹의 서열과 그 명성에 걸 맞는 경영활동은 커녕 이처럼 영세 자영업자들 팔이나 비틀어서 돈을 버는 짓은 이제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그룹의 총수시니까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다 챙길 수야 없는 노릇이지요.

지속가능한 롯데그룹의 영광을 위해서 신동빈 회장께서는 더 큰 그림을 그리셔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최근에 불거진 롯데 그룹을 둘러싼 불미스런 사건들은 결국 롯데그룹 전체 이미지를 조금씩 갉아먹다가 결국은 곪아 터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롯데의 갑질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박민수 편집국장.
박민수 편집국장.

롯데매장 임대료와 관리비 미지급,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함께 높은 수수료 부과 등 굳이 과거 사건을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롯데의 갑질과 부도덕한 경영행태는 모든 국민들이 다 알고 있습니다.

최근 설 명절을 전후해 극장가를 달궜던 '남산의 부장들'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문득 신동빈 회장과 롯데가 떠올랐습니다.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쐈다'는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하면서 '각하 대국적으로 정치를 하십시오'라고 했다지요.

'회장님 대국적으로 경영을 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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