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18일 현재 확진자 "118", 사망자 "0"
러 국민들은 푸틴 종신집권에도 긍정적

3월 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레믈린 궁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3월 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레믈린 궁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선태 기자】 서방 주요 국가 지도자들이 코로나19 방역으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18일 현재 확진자 118명, 사망자 0명

17일자 더 가디언 지는 “러시아에서 바이러스는 잘 통제되는 중”이라는 푸틴 대통령의 말을 전했다.

구체적으로 “비록 위기 상황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러시아에서 코로나19의 대량 침투와 확산은 없다”는 것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감염이 의심되는 수천 명이 호흡기 지원을 요구할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타티야나 골리코바(Tatyana Golikova) 부총리의 우려를 일축하며, “우리는 4만 개 이상의 호흡기를 지원할 여유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리코바 부총리에 따르면 17일 현재 러시아는 하루 최대 10만 건의 코로나19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 관영 중국망에 따르면 이날 자국 TV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위협받고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국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그렇지만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인구 이동 차단 등 사전 방역작업을 철저히 실시했기 때문에 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을 성공적으로 억제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국내 일부 도시에서 사재기 조짐이 이는 것과 관련, 푸틴 대통령은 “국내 식료품 수급 상황이 안정적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자국민을 달랬다.

18일 현재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18명, 사망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며 완치자는 8명이다.

러 국민들, 푸틴 종신집권에도 긍정적

코로나19가 푸틴에게 종신집권을 위한 발판을 만들어준다는 관측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2024년 4기 대통령 임기를 마치게 된다. 이에 그는 일찍부터 연임 규정을 개정하려 했는데 그간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발하자 국내 집회를 원천봉쇄했고, 그 덕에 반대파들이 목소리를 낼 공간이 없어지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오는 4월 22일 헌법 개정안 가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앞둔 지금, 57%의 국민이 푸틴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푸틴 대통령은 5선이자 2036년까지 집권 가능한 사실상 종신 대통령의 길을 열게 된다.

푸틴 대통령은 내친 김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발원지 논쟁에도 끼어드는 모양새다.

3월 2일자 인민망에 따르면 러시아 측 고위관료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에 의해) 인공적으로 합성됐다는 것은 한 번도 입증된 바 없다”고 주장, 중국을 거든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과 이름이 같은, 그의 영원한 사부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에게 이런 일화가 있다.

191710월 혁명을 앞두고 볼셰비키 중앙위원들 대부분이 당장 무장봉기를 일으키기에는 주위의 적들이 너무 강하다고 생각했다.

당시 중앙위원이던 알렉산드르 쇼트만이 이런 생각을 전하자, 레닌은 코웃음을 치면서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왼쪽 눈을 가늘게 뜨고" 이렇게 반문했다.

그런데 누가 우리에게 대항하겠나?”(‘레닌’, 로버트 서비스, 시학사, 545)

코로나바이러스가 너무 강하다고 주장하는 참모들에게 푸틴은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그런데 걔들 중 누가 나에게 덤비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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