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 등 항공기 수요가 크게 줄면서 주요 항공사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 등 대형 항공사보다 재정적 여건이 열악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국제선 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하는 등 ‘셧다운’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등은 국제선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이중 최근 제주항공에 피인수 결정이 된 이스타항공의 상황은 가장 좋지 못하다.

이스타항공은 내일(24일)부터 4월 25일까지 김포·청주·군산~제주 노선을 포함한 국내 전 노선 운항을 중단키로 했다. 이로써 이스타항공은 국내 및 국제선 전 노선의 운항이 중단된다.

단, 사전 예약한 국내선 승객 중 희망자에 한 해서는 제주항공의 항공편을 대체편으로 안내한다.

이스타항공은 또 최근 계속되는 경영난에 따라 직원들의 이번달 월급도 지급하지 못하게 됐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23일 사내게시판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과 힘을 모아 정부의 긴급운영자금 지원요청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부득이하게 이달 25일 예정됐던 급여 지급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노선 감축을 비롯한 단축근무, 무급휴직, 임금삭감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최선을 다했으나 내부 자구노력과 최소한의 영업활동만으로는 기본적인 운영자금 확보도 어려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길은 손실 규모를 최소화하면서 최대한 이른 시간에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이라며 "제주항공이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스타항공의 경영 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져 미지급 급여도 성실히 지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에도 유동성 부족으로 임직원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했다. 또 다음달에는 최소한의 운영 인원을 제외한 모든 인원은 휴직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자구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최 대표는 이와 관련 "기재 조기 반납과 사업량 감소로 발생하는 유휴 인력에 대한 조정 작업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게 된 제주항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2일 이스타홀딩스와 545억원에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에 앞서 MOU 체결 당시 매각 예정금액 695억원을 공시했으나,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되면서 150억원 가량 삭감에 동의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사태가 더 악화되면서 이 가격마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게 나오며 이른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 당시 주가가 2만원이 넘었으나 이날 오후 2시 35분 현재 1만2000원선에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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