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치 폭락·부채 폭증 '민스키 모멘트' 임박?...올해 들어 금융권 부채 1020조원

징지르바오(经济日报) 만평.
징지르바오(经济日报) 만평.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경제학 용어에 민스키 모멘트(Minsky Moment)라는 말이 있다. 

자산 가치 폭락과 부채 폭증으로 금융 시스템이 마비되는 시점을 의미한다.

재앙에 직면하게 된다는 의미가 강하다. 

실제로도 그렇다.

어느 국가라도 이 시점에 도달하면 정말 상황이 심각해진다.

후진국의 경우 국가의 운영이 완전히 마비될 수 있다.

한국이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를 겪었을 때를 상기하면 이해가 쉬워진다.

만약 재앙이 진짜 현실로 나타날 경우 해당 국민들의 생활 역시 엄청나게 힘들고 피곤해진다.

그런데 중국에 이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이라고 해야 한다.

이에 따른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중국을 이른바 민스키 모멘트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 서버를 둔 중국어 매체인 보쉰(博訊) 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코로나19 위기 이전에도 부채 문제로 꽤나 골머리를 앓았던 게 사실이었다고 할 수 있다.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한 양적완화로 이후 꾸준히 부채가 증가, 지금은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00% 전후에 이르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2일 홍콩 항셍지수를 보여주는 전광판. [사진=AP/연합뉴스]
지난 2일 홍콩 항셍지수를 보여주는 전광판. [사진=AP/연합뉴스]

일본보다는 못하나 미국을 압도하고 있다.

불행히도 이 상황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당연히 지난 3개월 동안 경제는 거의 마비될 수밖에 없었다.

성장률의 경우 두 자리 수 마이너스가 됐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중국 경제 당국이 엄청나게 선방했다고 할 수 있으나 가능성은 그동안의 분위기로 봐서는 희박하다.

징지르바오(经济日报) 만평.
징지르바오(经济日报) 만평.

한마디로 암담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상황이 암담하다는 표현이 진짜 과하지 않다.

지난 2개월 동안 도산한 기업의 규모를 우선 꼽을 수 있다.

무려 24만70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3월에 도산한 기업들까지 합치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해도 좋다.

더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어지는 않았다고 해야 한다.

이와 관련,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의 자영업자인 첸한장(錢漢江) 씨는 “1∼2월의 경기는 정말 참담했다. 하지만 3월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해야 한다. 도산하지 않는 중소기업들을 보기 어려울 상황이라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면서 현재 상황이 엄중하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피력했다.

역병 창궐의 당연한 결과인 돈맥 경화로 인한 부실 채권의 폭발로 늘어난 금융권의 부채 규모 역시 가공스럽기만 하다.

올해 들어서만 6조 위안(元, 1020조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08년 실시한 양적완화 당시 뿌린 4조 위안을 훨씬 넘는 규모에 해당한다.

게다가 이 유형의 부채는 향후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두고두고 금융권의 부담이 될 수 있다.

중국 경제의 미래 전망은 좋다고 하기 어렵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경제가 거의 셧다운 상태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고 해도 좋다.

아무리 중국이 몸부림쳐도 난국 타개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상상하기 싫지만 중국이 민스키 모멘트에 직면할 가능성은 금세기 들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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