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100대기업 중 52곳 순위 하락...'씨젠'은 시총 223위→63위 상승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식시장이 요동치면서 지난 3개월(올해 1월~3월)간 주요 기업들의 시가총액 (시총) 순위가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3개월 동안 전반적인 주가는 크게 빠진 것으로 파악됐지만 이번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된 기업도 있다. 물론 불가피하게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한 업종의 기업들의 시총은 크게 줄었다.

실제 올해 1월 초 시가총액 100대기업에 포함된 곳 중 52곳은 3월 말에 순위가 하락했고, 시가총액 '10조 클럽'도 1월 초 31개 기업에서 3월 말 25곳으로 축소됐다.

반면 같은 기간 시가총액이 1조 넘게 증가한 곳은 7곳이었고, 바이오 기업 씨젠은 1월 초 시총 순위 223위에서 3월 말 63위로 160계단이나 '퀀텀 점프'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상장사 올 1분기 시가총액 순위 변동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8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2300곳이 넘는 국내 상장사 주식종목(우선주 포함)이고, 조사 시점은 올 1월 초(2일) 대비 3월 말(31일) 기준이다. 조사는 주가 등락률과 주식수에 종가(終價)를 곱한 시가총액 순위 변동 등을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시총 100대기업 중 절반 이상은 순위하락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위 100대기업의 시총은 올해 1월 1218조원에서 3월말 1011조원으로 감소했다.

3개월 새 시총이 207조원(17%↓) 줄어든 셈이다.

이에 시총 '10조클럽'에 이름을 올린 곳도 31곳(1월초)에서 25곳(3월말)으로 6곳 줄었다.

대표적으로 삼성생명은 1월초 시가총액이 14조6000억원이었지만 3월말에는 8조6000억원으로 3개월 새 무려 41%나 줄었다. 시총 순위도 1월 초 21위에서 3월 말 27위로 여섯 계단 밀려났다.

국제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SK이노베이션(13조5462억원→8조445억원)도 시가총액이 40%나 증발해 22위에서 28위로 순위가 밀렸다.

또 아모레퍼시픽(9조8502억원), LG전자(7조8878억원), 삼성화재(7조2957억원), 하나금융지주(6조9355억원), S-Oil(6조4284억원)도 3월 말 기준 시총 10조 클럽에서 이름을 내렸다.

시총 100대기업 1월말 대비 3월말 순위가 떨어진 곳은 52곳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순위가 가장 가파르게 떨어진 곳은 대우조선해양이다.

1월 초 시총 83위에서 3월 말 117위로 34계단이나 후퇴하며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우조선해양은 1월2일 주가가 2만7350원에서 3월31일 1만3450원으로 반토막 나면서 시가총액도 2조9320억원 수준에서 1조4419억원대로 폭락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1월초 시총 62위에서 3월말 91위로 29계단 후퇴했다.

이외 롯데쇼핑(61위→86위), 두산밥캣(73위→97위), 휠라홀딩스(77위→100위) 등도 시총 순위가 20계단이 이상 주저앉았다.

◇ 위기가 기회가 된 기업들

반면 시총 순위가 내려간 기업이 있으면 위기를 기회삼아 높아진 기업도 있는 법.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조기에 생산해 주목 받은 바이오기업 씨젠이다.

씨젠은 지난 1월 초만 해도 시가총액 8119억원으로 1조 클럽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월2일 기준 시총 순위는 223위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대반전이 펼쳐졌다. 3월 말 시가총액이 2조 9145억 원으로 폭풍 증가하며 시총 순위도 1분기에 160계단이나 고공 상승하며 63위를 꿰찼다.

3월 말 기준 시총 62위 이마트와 맞먹는 수준으로까지 높아지며 올 1분기 시총 순위 최대 파란을 일으켰다.

셀트리온제약도 1월 초 151위에서 3월 말 66위로 85계단이나 점프했다.

3월 주주총회에서 '남매간 대결'으로 주목 받은 한진칼도 98위에서 44위로 54계단이나 순위가 올라갔다. 이외 유한양행(82위→59위), 더존비즈온(95위→75위)도 3개월 새 시총 순위가 20계단 올랐다.

[자료=한국CXO연구소]
[자료=한국CXO연구소]

◇ 7개기업 시총 1조원 이상 증가

1분기에만 시가총액이 1조원 넘게 증가한 곳도 7곳으로 파악됐다.

시가총액이 가장 크게 오른 곳은 셀트리온이다. 1분기 시가총액이 6조2906억원(1월초 23조1008억원→3월말 29조3914억원)이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가가 27% 넘게 오르면서 시총 순위도 8위에서 5위로 움직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5조3414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3조5398억원), 엔씨소프트(2조4369억원), 씨젠(2조1027억원), 한진칼(2조325억원), 셀트리온제약(1조3706억원)으로 시가총액이 1월초 대비 3월말에 1조 이상 불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셀트리온 3형제 기업이 1분기에 시총 1조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3월 말 시총 100대 기업 중 1월2일 대비 3월31일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순위가 가장 크게 오른 곳 역시 씨젠이다. 3만950원이던 주가가 11만1100원으로 무려 259%나 수직 상승했다.

셀트리온제약 101.3%(3만9700원→7만9900원), 한진칼 86%(3만9950원→7만4300원), 셀트리온헬스케어 70.5%(5만2600원→8만9700원), 셀트리온 27.2%(18만 원→22만 9000원), 엔씨소프트 20.5%(54만1000원→65만2000원) 등도 주가가 1분기에 크게 오른 그룹군에 속했다.

1분기 내내 시가총액 1위는 삼성전자로 변함이 없었다. 다만 시가총액은 329조원에서 285조 원으로 3개월새 44조원(13.5%)나 급감했다.

외국인 주식 보유율도 1월 초 56.83%에서 3월 말 54.92%로 1.91% 정도 하락했다.

시총 2위 SK하이닉스도 68조원에서 60조원으로 12% 정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일선 소장은 "1분기 시총 순위는 코로나19가 큰 변수로 작용하는 상황 속에서 식품(Food), 바이오(Bio), 게임 및 정보통신(IT) 등 이른바 'FBI' 업종에 있는 업체들이 크게 선전했다"며 "국내 코로나19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국내 제조업체들의 상황도 다소 호전돼 2분기 시총 순위도 크게 바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료=한국CXO연구소]
[자료=한국CXO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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