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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극에 달하며 양국관계는 냉전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24일 주중 미국대사관에 "중국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설립과 운영 허가를 철회한다"면서 "청두 총영사관의 모든 업무와 활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통지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지난 21일 미국은 일방적으로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의 폐쇄를 돌연 통지했다"며 "이는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준칙, 중미 영사조약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며, 중미관계를 심각히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비이성적인 행위에 대한 정당하고, 필요한 대응"이라며 "이는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준칙, 외교 관례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소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며 "우리는 미국이 즉시 잘못된 관련 조치를 즉시 철회하고, 양국관계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조건을 만들기 바란다"고 밝혔다.

1985년 문을 연 청두 총영사관은 지난 2012년에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최대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의 실각 사태가 벌어지며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벌어진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1일 지식재산권 보호와 스파이 근절 등을 이유로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도록 요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당시 영사관 폐쇄 요구 이유로 "중국의 스파이 활동과 지식재산권 절도의 중심지"라고 지적했다.

이에 카이웨이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는 23일(현지시간) "우리는 결코 스파이 활동을 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한 일은 매우 합법적이고, 우리는 법과 정상적인 관행을 따랐다"고 반박했다.

이어 "중국 총영사관의 활동은 국제 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 영사관들의 활동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영사관은 오히려 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미국인에게 마스크를 기부하는 마스크 외교를 해왔다"며 "미국이 중국에만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영사관 폐쇄 조치는 지난 1979년 양국이 수교를 맺은 후 처음이다.

특히 영사관 폐쇄는 국교 단절 직전 단계의 외교적 조치로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이번 미중간 갈등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면전환용 전략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 내 각종 여론조사 등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 뒤지며 재선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되는 등 점점 더 상황이 좋아지지 않자, 중국을 끌어들여 분위기를 바꿔보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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