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정도는 쉽게 주고받는 사이
김대중 정부시절 KT 공사 수주로 급성장하기도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청문위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청문위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호일 기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청문회 과정에서 여야 합의로 채택된 유일한 증인 이건수(78) 동아일렉콤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 증인 제로라는 초유의 청문회가 진행되면서 박 후보자와 이 회장간의 관계, 그리고 동아일렉콤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후보자는 지난 2015년 8월 5000만원을 이 회장에게 빌린 뒤 이자는커녕 원금도 돌려주지 않고 있어 이 돈의 성격에 대한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이 불법 정치자금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하자 이 회장은 "50년 지기 친구가 급하다고 해서 돈을 꿔준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박 후보자 역시 27일 청문회 장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친구라서 5000만원을 빌렸고 재산신고도 했다"며 "갚든 안 갚든 저와 제 친구 사이의 문제"라며 야당이 제기하는 고액 후원 및 불법 정치자금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박 후보자는 이 회장에 대해 "솔직히 말해 하태경 의원과도 잘 아는 것으로 안다"며 "오히려 이념상 저는 진보, 그 사람은 보수로 통합당 관계자와 친해서 잘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하의원이 "저는 그분을 잘 모른다'고 반박하자 박 후보자는 한 발 물러서 "그분이 그렇게 주장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이 회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을 두고 통합당이 비판하자 "그분이 안 나오는 것이 왜 내 책임이냐"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건수 동아일렉콤 회장. [사진=연세대 홍보팀 제공]
이건수 동아일렉콤 회장. [사진=연세대 홍보팀 제공]

박 후보자와 이 회장 두 사람은 모두 1942년 생으로 동갑나기다.

이들의 인연은 미국에서부터 시작돼 50여년 이상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밝힌 것처럼 이 회장은 박 후보자의 정치 성향과는 완전히 반대인 보수성향이 강한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여년 동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은 5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미국에서 가발장사를 하면서부터 비롯됐다는 것이 지인들의 전언이다.

이미 알려진대로 박 후보자는 미주 한인사회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인물로 1960년대 중반 뉴욕으로 건너가 브로드웨이 인근에서 가발장사를 하며 돈을 벌었다.

뉴욕한인회장 뉴욕상공회의소회장 등을 맡으며 정치력을 키운 박 후보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2년 미국으로 망명을 오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꾸준히 돕던 박 후보자는 1987년 급기야 김 전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합류하면서 국내 정치무대에 뛰어들었다.

이 회장 역시 1964년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이력서 상에는 1967년부터 1984년까지 뉴욕K.S무역, Han&Lee 대표이사를 지낸 것으로 나온다.

이후 이 회장은 1984년 델타 파워 일렉트로닉스 엔지니어링(Delta Power Electronics Engineering Corp)이라는 회사를 설립 2년여 동안 운영하다 1986년에 동아일렉콤 대표이사를 맡았다.

경기도 용인시에 본사를 둔 동아일렉콤은 현재 비상장기업으로 당초 1976년 법인 설립 후 전원 시스템 제조로 출발했지만 이후 통신장비까지 제조하면서 김대중 정부 시절 급속도도 성장했다.

당시 항간에는 동아일렉콤이 급성장한 배경에 박 후보자의 막강한 정치적 배경이 작동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다.

실제 동아일렉콤은 는 김대중정부 시절 KT 사업을 독점하다시피 하며 급성장했으며 2001년 900여억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2019년에는 1380여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 회장은 1997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 통신학회 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후 동아일렉콤은 1990년 ‘TDX 개발 200만회선 공헌’ 명분으로 한국통신(현 KT)사장 표창 수상을 시작으로 1991년 체신부장관 표창, 1992년 1백만불 수출의 탑 수상, 1997년 국가사회 발전 기여로 정통부 장관 표창을 받는 등 업계의 관심을 끌었으며 2006년부터는 매년 KT의 우수협력사로 선정돼왔다.

한편 마당발로 알려진 이 회장은 국내외에서 사업활동 외에도 통 큰 기부로 각종 사회봉사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명 탤런트 J모씨를 양자로 여길만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J씨가 운영하는 ‘사랑의 밥차’ 활동에 수천만원씩 선뜻 기부하는 등 사회봉사 활동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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