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최악의 재무상황에 '인수대금 낮추기 위한 포석' 분석도

[사진=연합뉴스/일부 편집]
[사진=연합뉴스/일부 편집]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이스타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새 주인 찾기 실패 위기감이 돌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가까운 시일 안에 인수상황 재점검 절차에 착수하기 위해 다음달 중순부터 12주 정도 동안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의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현산은 재실사 요구 이유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4일 발송한 공문과 관련해,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 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을 회신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4월 초부터 지금까지 15차례 정식 공문을 발송해 재점검이 필요한 세부사항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달했으나 지금까지 충분한 공식적 자료는 물론 기본적인 계약서조차 제공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현산의 재실사 요구는 최근 전 세계 항공업계의 불황에, ‘부실덩어리’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이 그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사실상 인수를 포기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또한 현산과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 채권단간의 재협상 이야기가 나온 지 50일이 다되도록 아직 테이블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인수 불발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아울러 현산의 이번 재실사 요구는 그 결과를 통해 최종 지불해야 할 인수대금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영상황이 악화되며 재무상황이 최악의 상태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13조2041억원으로 전 분기대비 1조3000억 이상 크게 늘었다. 부채비율로 보면 6280%로 전 분기 1387%에 비해 4.5배나 증가했다.

이외에도 업계에서는 현산의 이번 재실사 요구가 계약 무산시 예상되는 2500억원 규모의 계약금 반환 소송을 위한 준비로 보는 시선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산으로서는 코로나19 변수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얻을 수 있는 실익과 위험을 다시 평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채권단과 재협상후 인수 조건을 협상해 보고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현산은 공식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는 변함이 없다며 인수 불발 가능성을 일축했다.

오히려 "아시아나항공이 계약해제에 대비한 TFT를 운영하고 있다고 언론에 보도되고, 계약 당사자 사이에 어떤 사전 협의가 없었음에도 금호산업이 당 컨소시엄에 계약해제를 통보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여러 차례 보도됐다"며 "(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에서도 국내외 기업결합 신고를 차질없이 진행했고 유상증자, 사채발행 등 인수자금을 예정대로 조달하는 등 인수 절차에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시아나 인수 결과는 항공업계 구조 재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 아래 놓일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당초 '통매각' 대상이었던 아시아나항공은 계열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분리 매각 등의 '플랜B'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협상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대비책을 가져갈 수밖에 없다"며 "협의가 진전이 안 됐는데 '플랜B'는 언급하기는 어려우나 인수를 포기하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모든 부분을 열어놓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