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영구채 주식전환땐 지분 36.9% 대주주로...손병두 부위원장 "모든 가능성 감안"

[사진=아시아나항공]
[사진=아시아나항공]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 무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 계약이 '노딜'로 끝날 것을 전제로 아시아나항공의 국영화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 후 아시아나항공 국유화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다 감안해서 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리 섣불리 이쪽으로 간다, 저쪽으로 간다라고 예단할 필요는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현산은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가까운 시일 안에 인수상황 재점검 절차에 착수하기 위해 다음달 중순부터 12주 정도 동안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의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산의 재실사 요구가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 세계 항공업계가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고,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가 최악으로 떨어지면서 인수에 대한 매력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현산이 재실사를 통해 최종 지불해야 할 인수대금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상황이 ‘노딜’로 흘러가면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결정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5000억원, 올해 3000억원 등 총 8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했다.

산업은행은 만약 아시아나항공이 ‘노딜’로 끝날 경우 8000억 규모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주식을 임의의 조건대로 처분이 가능하다.

산업은행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지분율이 36.9%로 급등하게 된다.

이럴 경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금호산업을 제치고 대주주가 돼 아시아나항공은 사실상 ‘국영 항공사’로 전환된다.

다만 현산이 공식적으로 노딜을 선언하지 않는다면 아시아나항공의 국영화 전환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현산은 지난해 말 금호산업과 주식 매매계약을 맺으면서 올해 6월 27일까지 거래를 끝내기로 했으나 러시아에서 기업결합 승인이 늦어지면서 거래 종료 기한이 최장 12월 27일까지로 연장된 상태다.

현산은 지난 3일 "러시아를 끝으로 기업결합승인 절차는 마무리됐지만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등의 진술·보장이 진실해야 하는 등 다른 선행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현산의 거래 종결 의무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현산이 버티기에 들어갈 경우 채권단은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현산은 지난 26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는 변함이 없다며 인수 불발 가능성을 일축했다.

현산은 보도자료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계약해지에 대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고 언론에 보도되고, 계약 당사자 사이에 어떤 사전 협의가 없었음에도 금호산업이 당 컨소시엄에 계약해제를 통보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여러차례 보도됐다"며 "(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에서도 국내외 기업결합 신고를 차질없이 진행했고 유상증자, 사채발행 등 인수자금을 예정대로 조달하는 등 인수 절차에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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