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현산 재실사 놓고 신경전…은성수 "인수 무산 시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가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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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좀처럼 실마리가 풀리지 않고 있다.

금호산업은 30일 아시아나항공의 재실사를 요구한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에 “마치 충분한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거래 종결을 회피하면서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가하고 있다"며 사실상 거부 인사를 밝혔다.

금호산업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이 말하며 “이미 영업·재무 상태 등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했다. (현산은) 진정성 있는 자세로 거래 종결을 위한 절차에 협조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금호산업 측은 현산이 문제를 제기한 선행조건 충족과 재점검 사항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우선 재무제표 대비 실적 악화나 채권은행의 1조7000억원 추가 차입, 영구 전환사채(CB) 등의 이슈 모두 이미 현산 최고경영진에 보고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라임사잔운용 사모펀드 투자손실 문제 등도 이미 정보 제공이 됐고, 계약서상 공개 목록에 포함돼 문제 삼지 않겠다고 이미 합의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금호산업은 현산이 거래 종결을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는 전제 하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경영을 위한 점검 관련 협의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현산은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 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가까운 시일 안에 인수상황 재점검 절차에 착수하기 위해 다음달 중순부터 12주 정도 동안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의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현산이 거래종결을 회피하거나 지연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나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이른바 ‘플랜B’의 하나인 국유화 작업 가능성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8알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 후 아시아나항공 국유화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다 감안해서 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9일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재옥 미래통합당 의원의 '아시아나항공의 국유화를 검토하느냐'는 질의에 "(인수가) 안됐을 때 당장 유동성이 부족하면 결국 정부 돈인 기간산업안정기금이 지원하는 것을 기자들이 국유화라고 표현한 것 같다"면서도 "어쨌든 그런 부분도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또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인수 무산 후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아시아나항공 지원이 가능하냐'는 질의에는 "딜이 안돼 아시아나항공이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신청하면 자격 요건에는 해당된다"고 답했다.

이어 "현산이 의지가 없다면 다른 것도 검토해야 하지 않느냐고 해서 아시아나항공과 채권단이 (성사가) 안 되는 것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산 측은 이번 재실사 요구 이전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혀온 바 있다.

이에 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의지가 확고하다면 채권단과 협상 테이블에 앉아 서로간의 이견을 좁히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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