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자산에 긍정영향 중장기 호재로 작용"
한은의 저금리기조도 장기화 될 듯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오는 2023년까지 금리를 동결하고 물가가 장기 평균적으로 목표치(2.0%)를 달성하도록 완화적인 정책을 유지한다는 방침도 시사했다.

미 연준이 장기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선택하면서 한국은행도 저금리 기조에 발 맞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연준의 이같은 확인으로 장기적으로 주식 등 위험자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의장. [사진=미 연준 홈페이지]
제롬 파월 미국 연준의장. [사진=미 연준]

◇ 미 연준 2023년까지 제로금리 유지

연준은 이날 FOMC를 마치며 기준금리를 현 0.00~0.2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한다는 뜻도 시사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FOMC가 최대고용으로 보는 수준까지 노동시장이 회복하고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연 2%까지 오르며 ▲물가상승률이 한동안 연 2%를 적당히 넘는 궤도에 오를 때까지 현 금리 수준을 유지겠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 연준이 선언한 '평균물가목표제'(AIT·Average Inflation Target) 도입을 재확인하고 그 기간을 최소한 3년으로 제시한 셈이다. 이는 과거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2%)를 밑돈 기간 만큼 이후 목표치를 웃도는 것을 허용해 전체 평균으로 목표치를 맞추는 것을 말한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FOMC 위원 17명 가운데 13명이 2023년까지 현 제로금리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17명 전원이 내년까지 금리동결을 전망했고 16명이 2022년까지 현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예상한 위원은 없었다.

연준은 "미국 경제는 코로나19 향방에 상당히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정책 여력은 현재 충분하며 통화정책 기조를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런 도전적인 시기에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범위의 정책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은도 저금리기조 보조 맞출 듯

미국의 제로금리 유지에 한은의 금리동결 기조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도 높지만 경기침체 대응 측면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된 지난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내리고, 5월 0.5%로 추가 인하한 뒤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상태다.

특히 한은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해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 업무보고를 통해 "국내 경제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2%에서 –1.3%로 대폭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김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장기화는 국내 통화정책 운영에 있어 금융불균형 누증 부담에도 금리동결을 장기화하는 배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증권가 "코스피에도 긍정 영향"

증권가에서는 연준의 저금리 기조가 위험자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코스피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코스피는 신흥국 증시로 분류돼 선진국 주식시장과 비교해 위험자산에 속한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절대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의 영역에 장기간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위험자산에 중장기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에 도입된 평균물가목표제가 신축인 형태이며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인플레이션 오버슈팅이 지속적이라 판단하기 전까지는 완화적인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 언급한 점도 여기에 부합하는 발언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예상됐던 결정이지만 금융시장에는 안전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앞으로 기대되는 재정정책과 맞물릴 경우 주식 등 위험자산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저금리 정책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내놨다"며 "저금리 환경은 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며 "유동성의 힘이 약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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