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20억원이지만 MSCI와 FTSE 지수 편입으로 외국인 사자 몰려

신풍제약이 자체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사진=신풍제약 홈페이지]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신풍제약의 주가가 기가막히다'

회사 이름처럼 신풍제약에 신통방통한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8일 신풍제약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전일보다 30% 오른 19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로써 신풍제약의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0조4910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기준 30위에 올랐다.

거래금액도 무려 2조512억원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1위, 당일 거래금액 2위인 LG화학 보다도 1조원이나 많았다.

그러나 신풍제약의 2018년 매출액은 1874억원에 영업이익은 69억원, 지난해 매출액은 1897억원에 영업이익은 20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분기실적도 1분기에 매출 491억원 영업이익 21억원, 2분기는 512억원 매출에 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눈에 띄는 성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시총으로만 따지자면 지난해 3조2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하나금융지주나 2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찍은 우리금융지주보다도 시총이 높다.

신풍제약의 주가가 이처럼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는 것은 자체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주목받으면서 부터다.

신풍제약의 주가가 지난 7월부터 폭등, 몸집이 단기간에 커지자 지난 8월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에 포함됐고, 이달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에 포함됐다.

특히 FTSE 편입에선 글로벌 펀드 추종 자금이 가장 많은 글로벌 올 캡(GLobal All Cap) 지수로 들어갔다.

이에 대해 여의도 증권업계에서는 “기계의 한계를 톡톡히 경험하고 있다”며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들은 무조건 편입 종목을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기업 가치와 상관없이  주가 급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신풍제약이 이들 지수에 편입되면서 기계적인 매수로 10조짜리 대마가 됐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신풍제약이 상한가에 장을 마친 것도 외국인이 무려 1879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보고서 하나 쓴적이 없는 종목이지만 신풍제약의 주가는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면서 올해 한국 증시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지난해 말 724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주 19만8000원에 마감하면서 2635%이라는 꿈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의도 증권업 관계자는 “지난 2016년에도 코데즈컴바인이 FTSE 지수에 편입되면서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적이 있다”며 “신풍제약 역시 지수 편입에 따른 효과로 주가 급등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데즈컴바인은 당시 FTSE 지수에 신규 편입에 힘입어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8일 만에 550% 넘게 오르는 등 비정상적인 흐름을 보였다.

지난 18일 종가 2430원으로 마감한 코데즈컴바인의 주가는 2016년 당시 18만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얼마 후 FTSE가 지수에서 제외되자 주가는 급락했고 뒤늦게 막차를 탔던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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