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민간이 총살과 화형에 계몽군주 운운
친일세력의 행태가 이번 사건의 근본적 원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해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에서 총격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우리 측에 공식으로 사과하고 이틀이 지난 27일 이른 아침 북측 등산곶이 보이는 연평도 앞바다에서 해병대원들이 해상 정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해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에서 총격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우리 측에 공식으로 사과하고 이틀이 지난 27일 이른 아침 북측 등산곶이 보이는 연평도 앞바다에서 해병대원들이 해상 정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박민수 편집국장】 정기 정(精), 귀신 신(神),

정신(精神)은 육체나 물질에 대립되는 영혼이나 마음이다.

또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며 판단하는 능력, 마음의 자세나 태도를 일컫는다.

살다보면 정신 줄 놓은 것처럼 말과 행동하는 사람들을 가끔 마주할 때가 있다.

사람들은 이런 경우 흔히 혼잣말로 ‘정신 나간 놈’ 혹은 ‘얼 빠진 놈’이라고 부른다.

 ‘정신 나간 놈’을 만났을 때는 일단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게 나이 먹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괜스리 나섰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신 나간 놈이 공공의 안위를 위협한다면 처신이 달라져야 한다.

위험을 무릅쓰고 일갈하든 아니면 모두 함께 나서 정신이 확 들게 ‘싸대기’를 날려야 한다.

대한민국 민간인이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그제 사망했다.

게다가 그 시신에 기름을 붓고 불태우기까지 했다.

월북이든 실족이든 이유가 어찌됐건 ‘정신 나간 놈’들이 아닐 수 없다.

바다에 빠져 기진맥진한 사람을 구조는 못할망정 총으로 쏘고 시신을 훼손했다.

하기야 이복형을 독살하고 고모부를 고사포로 쏴 죽인 뒤 머리를 사람들 보는 앞에 내걸었다는 엽기 정권이다.

김정은 왕조야 제쳐놨다 치더라도 요 며칠 사이  ‘사람이 우선’이라는 문재인 정권에서 정신 나간 소리를 하는 자들이 또 많이 보여 입맛이 쓰다.

사람을 총 쏴 죽이고 그것도 모자라 불태우기까지 했는데 ‘김정은이 계몽군주’란다

노무현 정부 장관을 지냈고 지금은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유시민의 입에서 나온 소리다.

유 이사장은 북이 보내온 통지문을 두고 ‘우리가 바라던 것이 일정 부분 진전됐다는 점에서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민간인 이 모씨의 죽음 앞에서 ‘우리’가 ‘그’가 바라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일정부분 진전됐고 희소식이란다.

민간인의 피살에 대한 분노는 사라지고 김정은의 사과에 대한 미화와 칭송만이 남았다.

유 이사장은 한 술 더 떠 ‘김 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이전과는 다르다. 제 느낌엔 계몽군주 같다’고 말했다.

군주(君主)는 세습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권력자다.

‘계몽군주’는 18세기 계몽 사상가들의 영향으로 합리적이며 개혁적 정치를 추구하는 군주를 뜻한다.

그런데 북한의 정식 국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민주주의와 인민이 국가와 사회의 주인이 되고 모든 것이 인민을 위한, 인민의 나라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당연히 북한의 국호에는 공산주의의 주요 이념 중 하나인 봉건주의 구습에 대한 타파가 담겨있다.

그런데 유 이사장은 ‘제 느낌에 (김정은 위원장이) 계몽군주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북한 사회는 군주가 지배하는 왕조국가라는 말이다.

사람 죽여 놓고 사과 통지문 보낸 걸 가지고 계몽군주라니 요설이 아닐 수 없다.

북의 최고 존엄인 김정은이 자신을 계몽군주에 비유한 유 이사장의 발언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사실 북한은 김일성 일가에서부터 시작돼 김정일 김정은 3대에 걸친 세습 왕조국가와 별반 다르지 않다.

야권은 유 이사장의 계몽군주 발언에 대해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일제히 성토에 나섰지만 별 파괴력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시무7조' 상소문 형태의 글로 화제가 됐던 진인(塵人) 조은산이 블로그에 올린 글이 훨씬 더 정곡을 찌른다.

‘계몽군주라니. 계간(鷄姦·동성애) 군주와 북에서 상봉해 한바탕 물고 빨고 비벼댈 마음에 오타라도 낸 건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유 이사장은 이전에도 조국 사건이나 검언유착 보도등과 관련 정신 나간 소리를 하도 많이해서 이젠 새삼스럽지도 않다.

여기에 김원웅 광복회장은 이번 민간인 이 모씨 피살 사건을 두고 '친일세력의 행태가 이번 사건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이 사건의 배후(?)를 나름 분석했다.

김 회장은 또 ‘그간 친일에 뿌리를 두고 분단에 기생하여 존재해온 세력이 끊임없이 민족을 이간시키고, 외세에 동조하면서 쌓아온 불신이 이번 불행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불행은 해방 후 누적된 남북 불신과 적대의 산물이기도 하다’고 했다.

아니 해상에 표류한 민간인을 북한 군인이 총을 쏴 죽이고 불태운 사건이 친일세력의 행태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아무리 정신이 나갔다 하더라도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로 이쯤 되면 ‘막 가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맛이 간 이야기’이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 부위원장의 발언도 정신 나간 소리나 다름없다.

정 수석부의장도 ‘명을 달리한 이모씨와 가족들에게는 굉장히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지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제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남북관계 부활로도 연결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 정도 나왔으면 그 다음은 우리가 팔로워십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새로운 남북관계의 부활로 연결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사람이 우선인 문 정권에서 사람이 죽었는데 전화위복이라니, 결국 이모씨는 남북관계 회복을 위한 희생양과 제물에 불과했다는 말인 셈이다.

늘 음모론적인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그들의 논리라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월북하려는 이모씨를 군이 방관했고 북한은 이 민간인을 사살 한 뒤 사과함으로써 정체된 남북간의 돌파구를 삼으려는 다 계획된 일이었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친서 한마디에 깨춤 추는 여권 인사들의 정신 나간 소리에 피살된 이모씨의 시신은 물론 가해자인 북한의 가해행위가 실종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정은어천가’가 방방곡곡에 울려퍼지고 있으니 본말이 전도 되도 한참 전도됐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정신과 진료를 받은 미성년자들 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 2015년 14만3109명에 달하던 정신과 진료 미성년자들 수가 지난해에는 지난해 18만2253명으로 증가추세를 보여 올 연말에는 20만명에도 육박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미성년자들의 정신과 진료 건수가 증가하는데도 이유가 있겠지만 어른들 또한 맨 정신으로는 살기에는 말도 안되는 일들이 너무 많이 벌어지고 있다.

말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말도 안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거시기들이 너무 많다.

'얼 빠진 놈'으로 살지 않으려면 너도 나도  ‘정신 나간 놈’이 되서 말도 안되는 소리를 똑같이내뱉어야만 사는 세상이 되가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