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투 '그 많던 여행소비는 어디로 갔을까' 무형에서 유형상품으로 소비패턴 변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국내 여행사 1천여개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 한 여행사 사무실이 직원들의 휴직으로 텅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국내 여행사 1천여개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 한 여행사 사무실이 직원들의 휴직으로 텅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그 많던 여행소비는 누가 먹을까?’

해외 여행에 소비됐던 30조원이 내수로 전환 돼 풀릴 경우 국내 소비 판매 증가율이 8% 상승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 돈의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13일 ‘그 많던 여행소비는 어디로 갔을까’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고 ‘지난 4월 이후 해외 여행 소비는 75% 가까이 감소했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여행 시장의 위축은 내수·소비재 업체들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이전인 2018년 일반 해외 여행에 소비된 비용은 전년 대비 12.8% 증가한 31조5000억원에 달했다.

2019년에는 일본 불매운동 확대로 일본 여행이 크게 줄면서 유학을 제외한 일반 해외 여행 지급액은 전년 대비 8.5% 감소한 28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박 연구원은 “지난 2018년 해외여행 경비가 31조5000억원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해외여행이 전면 금지된 상황에서 30조원이 국내에 풀릴 경우 연간 국내 소비 판매 증가율을 8% 제고 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이 30조원이 어디로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먼저, 국내 여행 수요 증가를 생각해볼 수 있지만 그것보다 최근 프리미엄 식품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가구·가전 등 내구재 교체 수요의 확산세를 눈여겨 볼만하다”고 강조했다.

제주도 여행 수요가 급증했고, 추석 연휴 강원도 펜션과 호텔은 매진이라고 하지만 국내 여행 역시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변동성이 있고, 해외 여행 시 막대한 항공요금까지 감안하면, 국내 여행 소비를 제외해도 충분히 예산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종식에는 백신 상용화를 감안하면 최소 2년, 길게는 4년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당분간 해외 여행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소비패턴 변화는 올 하반기 혹은 2021년까지도 핵심적인 국내 소비시장 변동 요인으로 봐야 한다”며 “백화점은 코로나 재확산시 트래픽이 불안한 반면 대형 유통업체들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백화점은 오프라인 점포 매출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에 코로나 재확산으로 8~9월 매출이 좋지 못했다.

박 연구원은 “백화점의 차별적인 상품 카테고리라고 할 수 있는 명품 수요는 지난 8월 전년 동기 대비 28%나 성장했지만, 명품 매출 비중은 평균 20% 내외로, 명품 만으로 외형 성장을 이끌어 가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명품은 대표적인 저마진 상품이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롯데하이마트나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올 상반기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85%나 되지만,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홈쇼핑 역시 코로나 재확산과 상관없이 쇼핑할 수 있는 온라인 채널로 수혜가 커지고 있다.

박 연구원은 “코로나19로 해외여행과 같은 무형상품이 옷이나 사치품 등 유형상품으로 소비패턴이 변화하고 있다”며 “해외여행 소비가 위축되면서 유형상품 소비가 회복되는 등 소비패턴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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