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 위주 거래되며 마이너스로 전환...호가 낮아지고 매물도 쌓여
전문가들 "하락세 전환 판단 아직은 일러"...향후 향배 지켜봐야
서울·수도권 전세값 상승세는 계속...전 주에 비해 오름폭도 키워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8주 연속 0.01% 상승→지난주 0.00% 보합→이번주 0.01 하락.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 추이다.

두 달 이상 극심한 눈치보기를 해 왔던 강남권 집값이 최근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면서 드디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 호가도 수천만원씩 낮아지고 매물도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아직은 대세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분석이지만 완강한 강보합에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어서 향후 시장의 향배가 주목된다.

한국감정원이 15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12일 기준)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1%를 기록했다.

서울 강남권에서 최근 급매물 위주로 주택이 거래되면서 호가가 낮아지고 매물도 조금씩 쌓이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송파, 강남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권에서 최근 급매물 위주로 주택이 거래되면서 호가가 낮아지고 매물도 조금씩 쌓이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송파, 강남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 급매물 위주 거래...호가 낮아지고 매물도 쌓여

앞서 강남구의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8주 연속 0.01%를 유지하다 지난주 0.00%를 기록했고, 이번 주엔 마이너스 변동률로 전환됐다.

하지만 강남4구 변동률은 전 주와 같이 0.00%로 변함 없었고 서울은 8주 연속 0.01%의 변동률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서울 주간 상승률은 7월 둘째주 0.63%를 기록한 이후 계속 내려서 이달 첫째주 0.24%까지 하락했다.

강남권에선 소폭이지만 호가가 내려가는 단지도 나온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7㎡의 경우 그동안 22억5000만원으로 호가가 유지됐으나 22억원, 21억7000만원 등의 매물도 나왔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요즘 급매로 나오는 물건이 가격이 다소 내려가고 있다"며 "전용 77㎡는 22억2000만원까지 거래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다소 조정되면서 잘만 협상하면 21억원까지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84㎡)는 23억~23억5000만원으로 호가가 유지됐으나 최근 수천만원 내린 매물이 나왔고, 강동구 고덕주공(84㎡)도 12억4000만원까지 올라갔던 호가가 2000만~3000만원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잠실 대규모 단지에서 실거래가와 호가가 다소 내려가면서 매수 문의도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강북구 수유동이나 금천구 가산동 등 서울 다른 지역에서도 호가가 수천만원씩 하락하는 단지가 나오고 있다.

◇ 대세 하락세 진입 판단 아직 이르다

다주택자들의 고민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제를 대폭 강화했고 공시가격 현실화율(공시가/시세)을 높이는 로드맵 발표도 목전에 두고 있다.

조정대상지역 내 양도소득세 중과가 내년 6월 시행되는 만큼, 1가구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이들은 그 전까지 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집은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은 본격적인 하락장이 시작된 것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남구의 한 주 변동률이 마이너스가 나왔다고 집값이 내리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아직은 여전히 '똘똘한' 집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있고, 시장을 관망하는 강보합세가 지배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매 및 전·월세 정보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매 및 전·월세 정보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전세값 상승세 계속...전주보다 오름폭 키워

반면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했다.

지난주 상승폭이 소폭 감소했지만 이번주 다시 상승폭을 키우며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다.

이달 둘째 주(12일 기준) 서울의 전셋값 상승률은 0.08%를 기록해 지난주와 같은 수준으로 올랐다.

강남4구 전셋값 변동률은 송파구가 0.11%로 지난주보다 0.03%포인트 올랐고, 강남구(0.09%→0.10%)와 서초구(0.07%→0.08%)도 전주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강동구는 0.10%에서 0.08%로 소폭 줄었다.

이 밖에 용산구(0.09%)와 성북구(0.09%), 마포구(0.08%) 등이 평균 상승률 이상으로 올랐다.

수도권 전셋값 상승률은 0.14%에서 0.16%로 0.02%포인트 상승했다.

전셋값은 서울의 경우 68주 연속, 수도권은 62주 연속 상승한 것이다.

수도권 전셋값은 새 임대차 법 시행 직후인 8월 첫째주 0.22% 올라 올해 최고점을 찍은 뒤 0.18%(8월2주)→0.17%(8월2주)→0.16%(8월3주∼9월4주)→0.15%(9월5주)→0.14%(10월 첫째주) 등으로 상승세가 점차 둔화했으나 이번주에는 다시 상승폭을 키웠다.

감정원은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청약 대기 수요,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주 여건이 양호한 지역과 역세권 등을 중심으로 가을철 이사수요가 유입되면서 전셋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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