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만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1987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취임식.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사진는 지난 1987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취임식 당시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고인은 생전 특유의 투박하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많은 화제를 남겼다.

특히 그는 말이 그냥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변화시켰고, 이내 삼성을 세계에서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경영의 초석이 될 만한 다양한 발언들을 남겼다.

실제로 그는 지난 1987년 회장 취임 당시 ‘초일류기업’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사용했고 실제로 그를 이뤄냈다.

고인은 당시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90년대까지는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인은 또 지난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회의에서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 바꾸려면 철저히 바꿔야 한다. 극단적으로 얘기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말해 숱한 화제를 모았다.

또한 당시 "출근부 찍지 마라. 없애라. 집이든 어디에서든 생각만 있으면 된다. 구태여 회사에서만 할 필요 없다"며 "6개월 밤을 새워서 일하다가 6개월 놀아도 좋다. 논다고 평가하면 안 된다. 놀아도 제대로 놀아라"고 말해 당시 획기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냈다.

더불어 "불량은 암이다. 삼성은 자칫 잘못하면 암의 말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을 통해 직원들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결국 삼성 제품의 품질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고인은 "우리나라의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라는 말로 기업인의 자부심과 함께 당시 부패한 정치권을 꼬집기도 했다.

아울러 "200∼300년 전에는 10만∼20만명이 군주와 왕족을 먹여 살렸지만 21세기는 탁월한 한 명의 천재가 10만∼20만 명의 직원을 먹여 살린다", "인재를 키우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사과나무를 심어야 한다" 는 등의 발언으로 인재 양성의 중요성과 함께, 특히 "여성 인력을 잘 활용하지 못하면 회사와 나라의 손해"라며 남녀 평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적인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던 2010년, 경영 복귀를 선언하며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말해 삼성이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 언론도 잇따라 소식을 전하고 있다.

故이건희 삼성 회장의 빈소는 서울 일원동 삼성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8일 거행될 예정이다. 또한 장지는 에버랜드 또는 수원 선산 중 한 곳으로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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