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대미 전략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 미국통 류허(劉鶴) 부총리 필두 협상팀 다시 가동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은 미국 대선 결과가 가장 신경 쓰이는 나라 중 하나로 손꼽힌다.

애써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한 결과에 의연한 척 하고 싶지만 곁눈질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실제로도 자세히 살펴보면 중국은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이 누가 돼도 괜찮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싱하이밍(刑海明) 주한 중국 대사가 6일 제주포럼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지 양국이 서로 대항하지 않고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사실만 봐도 좋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상식적인데다 예측 가능한 인물이라는 사실에 비춰볼 경우 은근히 현재의 상황을 즐기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듯하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7일 전언에 따르면 바이든의 당선을 속으로는 아마 크게 웃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유는 많다. 우선 그의 차남이 중국으로부터 15억 달러를 뒷돈으로 챙겼다는 스캔들의 주인공이 돼 있다는 사실에서도 파악 가능하듯 그의 친중 성향을 꼽을 수 있다.

더구나 그는 트럼프의 대중 압박을 은연 중에 비판하면서 “중국을 무조건 몰아붙일 일이 아니다. 중국에도 좋은 사람은 많다.”라고 했을 정도로 대중 유화 제스처도 보인 바 있다.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들이 상식이 통하는 바이든에게 트럼프의 대중 전략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직언을 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이유로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어떻게든 실적을 보이기 위해 협상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이는 현실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국가부주석 시절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함께 포즈를 취했다./제공=신화(新華)통신.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국가부주석 시절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함께 포즈를 취했다./제공=신화(新華)통신.

물론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초지일관 미 대선은 미국 내정이라는 입장에서 벗어나는 행보는 보이지 않고 있다.

러위청(樂玉成) 외교부 부부장이 4일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상하이(上海) 국제수입박람회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대선이 순조롭고 평온하게 진행되기를 바란다.”라는 입장을 중국 고위 관리로서는 처음 밝힌 것만 봐도 그렇다는 사실은 잘 알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관영 환추스바오(環球時報)를 비롯한 언론 역시 선거 전과는 달리 미국에 대한 비난은 자제한 채 “대선이 혼란 없이 막을 내려야 한다.”는 논조로 비교적 차분한 자세를 보였다.

따라서 중국은 미 대선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기존의 대미 전략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선 과학기술 및 반도체 자립 계획인 ‘난니완(南泥灣) 프로젝트’와 ‘타산(塔山) 프로젝트’를 더욱 구체적으로 밀고 나갈 것이 확실할 것 같다.

또 최근 시 총서기 겸 주석이 강조한 쌍순환(내수 진흥과 기술 자립을 통한 수출 진흥) 전략 역시 정책의 1순위에 두고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바이든의 등장으로 혹시 달라질지도 모를 미국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이 경우 미국을 비교적 잘 알고 있는 류허(劉鶴) 부총리를 필두로 하는 협상팀이 다시 활발히 가동될 수도 있다.

중국이 바라는 최고의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이 속으로 웃고 있다는 분석은 결코 무리한 분석은 아니라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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