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5년간 영업이익 4조9565억원 '최고'…전략따라 이익 증가세 차이
이익도 잉여금 수익도 제각각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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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문성희 기자】 최근 5년 주택시장이 전례 없는 대호황을 맞으며 건설사들은 저마다 다양한 주택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회사마다 시장에 대한 시각과 주택정책 등에 차이가 있어 이 기간 동안 벌어들인 이익도 각기 다른 모습을 보였다.

주택분양에 적극적으로 나선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등은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상대적으로 분양물량이 적었던 현대건설, 삼성물산은 이와 달랐다.

또, 이익을 최종적으로 회사에 유보시킨 이익잉여금 증가규모도 회사마다 이익처분구조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을 보였다.

◆ 전례 없는 대호황 '주택 광풍'

2014년 정부는 당시 침체 돼있던 주택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에 없는 강력한 주택부양정책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이듬해인 2015년부터, 수도권과 지방 가릴 것 없이 전국 곳곳에서 수백 대 1의 청약률이 속출하는 등 시장에는 전례 없는 대호황이 찾아오면서 ‘주택광풍’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러한 추세는 이후 3~4년간 계속되다가 2019년에 와서야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올해는 9월까지 25만 가구를 기록하면서 연간실적으로는 31만 가구가 예상되어 시장에서 “광풍은 끝났다”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료 : 국토교통부 주택통계
자료 : 국토교통부 주택통계

◆ 주택전략 따라 이익 증가세 차이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소위 건설 빅5로 불리는 대형건설사들은 이러한 주택호황을 맞아 회사마다 다양한 주택정책을 추진하면서 그 성과도 다르게 나타났다.

키움증권과 각사 자료에 따르면 2015년 ~ 2019년 동안 GS건설은 11만2000여 가구를 공급했고, 대우건설은 11만 가구, 대림산업은 10만5000여 가구를 공급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7만6000여 가구, 삼성물산은 3만7000여 가구 공급에 그쳤다. 

이 기간 동안 GS건설의 영업이익은 2015년 1221억원에서 2019년 7673억원으로 6배나 늘어났고, 대림산업은 2718억원에서 1조1301억원으로 4배 증가했으며, 대우건설도 1689억원에서 3641억원으로 2배 넘게 커졌다.

주택공급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현대건설은 영업이익이 5년 동안 오히려 19.0% 줄었으며, 삼성물산은 적은 주택공급에도 불구하고 해외사업의 부실이 정리되면서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자료 : 각사 사업보고서
자료 : 각사 사업보고서

이러한 5년간의 영업이익을 모두 합쳐보면, 현대건설이 4조 9565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대림산업이 3조2125억원, GS건설이 2조4158억원, 삼성물산 1조5038억원, 대우건설이 1조1235억원이다.

현대건설은 해외사업부진으로 연간 영업이익은 5년 전보다 줄었지만 기본적으로 사업규모가 커 영업이익 누계가 가장 컸으며, 주택공급을 활발하게 추진한 대림산업과 GS건설은 이 기간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해 누계규모도 컸다.

한편 당기순이익의 5년 간 누계를 보면, 현대건설이 2조881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영업이익이 컸던 대림산업이 1조9189억 원으로 2조원에 가까운 누계 당기순이익을 실현했다.

GS건설은 영업이익 누계는 컸지만 금융비용 등 영업외비용이 많은 비용구조로 인해 당기순이익 누계는 8813억원에 그쳤고, 대우건설도 당기순이익 누계가 영업이익의 10분의 1 수준인 1061억원에 머물렀다.

삼성물산은 건설부문 실적을 영업이익까지만 공개해 당기순이익 규모가 파악되지 않았다.

* 삼성물산은 각 사업부문 실적을 영업이익까지만 공개해 당기순이익 미파악
* 삼성물산은 각 사업부문 실적을 영업이익까지만 공개해 당기순이익 미파악. 자료 : 각사 사업보고서

◆ 이익잉여금 증가폭, 이익 누계와 달라

주택호황 5년 동안 회사마다 실현한 영업이익과 순이익 규모에 차이가 있듯, 이러한 이익이 회사에 유보된 규모도 제각각 다른 모습을 보였다.

각 사업부문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금융비용, 환차손 등 영업외비용과 특별손익, 세금 등을 지출하고 배당까지 지급하고 나면 회사에 이익잉여금으로 쌓이게 된다. 회사가 최종적으로 벌어들여 손에 쥔 실제 이익을 나타낸다.

지난 5년 간 이익잉여금이 가장 크게 증가한 회사는 대림산업이다. 대림산업은 2014년 말 이익잉여금이 3.49조원이었지만 5년 후인 2019년 말에는 5.33조원으로 1.84조원이나 증가했다. 자산과 매출이 훨씬 큰 현대건설을 근소하게나마 앞질러 업계에서 가장 많은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게 됐다.

현대건설도 대림산업에 47억원 부족한 5.33조원으로 뒤를 이었고, 5년 동안 영업이익이 6배나 증가했던 GS건설은 이익잉여금의 경우에는 2.53조원에서 2.83조원으로 29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대우건설도 이익은 크게 증가했지만 이익잉여금은 오히려 줄어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자료 : 각사 사업보고서
자료 : 각사 사업보고서

당기순이익의 누계와 이익잉여금 증가 규모가 차이가 나는 이유는 배당금, 선급비용, 비지배이익 등 때문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5년간 당기순이익 누계는 2.9조원이지만 5년 사이 이익잉여금은 1.6조원밖에 늘지 않았다. 현대건설의 경우 비지배이익이 9000억원이나 돼 잉여금에서 차감됐고 그 외에도 배당과 선급비용 정리 등 때문에 당기순이익만큼 잉여금이 증가하지 못했다.

GS건설의 경우, 자산에 계상됐던 선급비용 4000억 원이 2018년 회계기준의 변경으로 인해 잉여금에서 차감됐다. 그 외에도 배당, 확정급여제도 도입 등으로 당기순이익 누계보다 이익잉여금 증가규모가 작았다.

대림산업은 당기순이익 누계가 1.9조원인데 이익잉여금 증가규모도 1.8조원으로 이익이 거의 그대로 회사에 유보됐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준비하고 있고 실제 카리플렉스 인수 등과 같은 성과도 있었다”면서, “최근 미국 ECC 프로젝트 투자가 저유가 및 코로나 여파로 인해 철회 되었으나 향후 지속적인 신규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이익 유보규모를 크게 가져간 이유를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실적을 발표하면 일반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에만 시선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회사에 최종적으로 유보되는 이익잉여금 증감 내역도 자세히 들여다 봐야 회사의 영업성과와 성장추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례 없는 주택광풍 시기를 보내며 달라진 대형건설사의 이익구조와 재무구조가 앞으로 건설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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