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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부평2조립공장.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한국GM 노조가 임금 협상 주기와 성과급 규모, 신차 생산 물량 배정 계획 등을 놓고 사측과의 의견 차를 보이면서 파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를 중단해 달라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GM본사 측은 이번 노조의 파업을 빌미로 한국 시장 철수 카드를 내밀며 협박하고 있어 향후 사태 추이가 주목된다.

스티브 키퍼 미국 GM 본사 해외사업부문 대표는 전날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GM) 노조 문제가 몇 주 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한국 시장의 철수를 시사했다.

그는 "노조의 행동 때문에 한국에 추가적인 투자나 새 제품 할당을 하기 어렵다"며 "이는 한국의 경쟁력을 약화하고 있다. 한국에서 투자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잃었다"고도 주장했다.

실제로 GM측 한국 시장 철수를 감행한다면 8914명(2019.12.기준)에 달하는 직원과 협력업체의 대규모 실업사태가 우려된다.

피켓 시위하는 한국GM 협신회. [사진=한국GM 협신회 제공(연합뉴스)]
피켓 시위하는 한국GM 협신회. [사진=한국GM 협신회 제공(연합뉴스)]

여기에 한국GM의 협력부품업체들도 노조의 파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어 이번 파업은 궁지에 몰린 형국이다.

한국GM 협력업체 모임인 한국GM협신회는 19일 오전 한국GM 본사 앞에서 "임단협을 즉시 타결하지 않으면 유동성이 취약한 협력업체는 부도에 직면하는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며 파업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살려달라'는 호소문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을 슬기롭게 극복했고 하반기에 생산이 증산되는가 싶었는데 한국GM의 임단협 타결 지연으로 생산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생산 차질이 생기면 유동성이 취약한 협력업체는 부도 발생 등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발생할 것"이라며 "지금도 일부 협력업체는 전기세는 물론이고 직원들 급여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실정이고 2·3차 협력업체는 사업을 포기하고 반납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고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한편,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지난 16일 열린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 20일까지 부분 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노조 간부들은 부분 파업 마지막 날인 20일부터 철야 농성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국GM 사측은 지난 21차 단체 교섭에서 조합원 1인당 성과금 등으로 총 800만 원을 나흘간 지급하는 방안 등을 최종 제시했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인천 부평2공장에 신차 생산 물량을 배정하는 계획 등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사측은 이미 배정된 차량의 생산 일정만 일부 연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다음 교섭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사측이 지난 교섭 때 일방적으로 정회하고 퇴장해 다른 제시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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