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부품소재 자체 조달 강화 등 리스크 경감 대책 마련해야"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글로벌 G2인 미국과 중국의 자국내 자체생산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완제품 공장의 리쇼어링으로, 중국은 부품소재 자체생산으로 돌아선 것으로 글로벌 가치사슬(GVC)체계가 일정부분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한국도 향후 리스크 경감을 위해 부품소재(중간재)의 자체조달 역량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무역통계시스템 자료를 활용해 미국과 중국, 한국의 중간재(부품소재) 교역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의 무역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지만, 부품소재 수입액은 36.8%나 줄었다.

중국 수입액 중 부품소재 비중. [자료=전경련 제공]
중국 수입액 중 부품소재 비중. [자료=전경련 제공]

전체 수입액 중 부품소재 비중도 41.6%에서 27.5%로 14.1%포인트 하락했다.

중국이 GVC 상에서 수입한 부품소재를 가공·조립해 완제품을 수출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을 고려하면 코로나19로 부품소재 수입이 어려워지자 자국 내 조달 비율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SMIC 등 중국 기업들이 자체 생산 공장을 중국 내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반면 완제품 수입 비중이 높았던 미국은 코로나19 이후 부품소재 수입이 증가했다.

미국은 올해 1~9월 기준으로 전체 수입액 중 부품소재의 비중이 32.1%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9%포인트 증가했다.

전통적으로 GVC 상에서 소비 기능을 맡았던 미국의 완제품 생산 기능이 리쇼어링 확대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강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수입액 중 부품소재 비중·미국 PMI 지수 추이. [자료=전경련 제공]
미국 수입액 중 부품소재 비중·미국 PMI 지수 추이. [자료=전경련 제공]

미국 제조업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PMI(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는 올해 10월 59.3을 기록해 지난 2018년 11월 이래 약 2년 만에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부터 6개월 연속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로, 미국 내 제조 기능이 확장되고 있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반면 한국과 일본은 코로나19에 따른 GVC 재편 움직임이 뚜렷하지 않았다.

한국 중간재 수출은 1~10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4% 감소했고, 중간재 수입은 7.7% 줄었다.

또 중간재 교역의 주요 대상국과 비중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전체 무역액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60.7%, 올해 60.9%로 비슷했다.

전경련은 이에 대해 한국이 중국 중심으로 짜인 GVC를 단기간에 재편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도 코로나19에 따른 세계경기 침체 영향으로 부품소재 무역액 전체 규모는 줄었지만, 부품소재 무역의 비중이나 주요 국가는 전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부품소재 수출액은 1~9월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올해 10% 감소했고, 수입액은 13.1% 줄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코로나19 이후 중국은 부품소재 자체조달을 확대하고 미국은 완제품 생산 늘리는 GVC 로컬화(지역화)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전체 무역 중 중간재의 비중이 약 60%에 달하고 공급망에서 특정 국가 비중이 높다"며 "향후 리스크 경감을 위해 부품소재(중간재)의 자체조달 역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