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토요타 제친 테슬라 중국판, 과대포장 거품론에도 미래는 낙관적

【뉴스퀘스트=베이징 전순기 통신원】 지난 세기 말의 아날로그 시대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기업을 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제조업만 봐도 중후장대(重厚長大)가 기본인 탓에 개인이 선뜻 사업에 뛰어든다는 것이 무엇보다 언감생심이라고 해도 좋았다.

설사 사업에 뛰어들었다 해도 성공을 한다는 보장도 없었다.

현상유지만 해도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또 성공을 할 경우에는 오랜 동안의 간난신고를 거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일단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가능해졌다.

사업의 핵심 키워드가 경박단소(輕薄短小)이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망하는 경우도 다반사이기는 하나 예상 외의 성공을 거두는 것 역시 가능하다.

심지어 고작 몇 년 만에 이름조차 없다가 엄청난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는 케이스도 적지 않다.

전자상거래 분야의 거인으로 우뚝 선 핀둬둬(拼多多)의 기적 같은 성공을 상기하면 진짜 그렇다는 사실은 알 수 있다.

당연히 산술적으로는 내수 시장이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일본, 유럽연합(EU)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중국에서는 다른 분야의 기업들도 핀둬둬 같은 기적을 창조할 수 있다.

당장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전후로 가장 큰 자동차 분야에 이런 기업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

특히 전기자동차 분야의 기업들이 주인공이 아닐까 싶다.

12월 말 기준으로 웨이라이(蔚來. 영어 이름 니오Nio)를 필두로 한 리샹(理想. 영어 이름 리오토 Li Auto), 샤오펑(小鵬) 등 삼총사의 미 나스닥 주가의 총합이 1200억 달러를 넘나드는 현실을 보면 확실히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둘 중 단연 큰형으로 불리는 웨이라이의 케이스는 이런 단정이 괜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

12월 말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700억 달러를 넘보고 있다.

최대 토종 자동차 기업인 비야디(比亞迪)를 제치고 중국 내 몸값 1위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다.

시가총액에서 토요타를 제친 테슬라의 중국판이라고 불린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웨이라이의 최초 전기차 ES8.[사진=웨이라이 홈페이지]

지금은 시가 총액이 800억 달러를 넘어 1000억 달러를 바라보는 위치에 서 있으나 웨이라이는 지난 2014년 11월 이전까지만 해도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베이징대학 사회학과 출신인 창업자이자 회장 리빈(李斌. 46)은 업계에서는 이미 유명했다.

2000년 6월 고작 26세의 나이로 온라인 자동차 유통 플랫폼인 이처(易車)를 설립한 사람이 바로 그였다.

이처는 20대 중반의 애송이가 설립한 기업이었으나 성장 속도는 놀라웠다.

10년 후에는 나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현재 전국 350여 개 도시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은 괜한 게 아니다.

그러나 그의 꿈은 성장에 한계가 있는 이처 같은 기업에 있지 않았다.

프리미엄 전기차 분야에 투신, 테슬라를 능가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 꿈은 그가 이치를 매각, 목돈을 마련한 2014년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텅쉰(騰訊. 영어 이름 텐센트)으로부터 상당한 자금을 유치한 것도 창업에 엄청난 도움을 줬다.

이후 웨이라이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3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첫 준대형 모델인 SUV ES8을 개발할 수 있었다.

통상 개발에 걸리는 시간 4~5년을 가볍게 단축한 것이다.

웨이라이가 전기차 유니콘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당연했다.

2018년 9월 나스닥에 상장된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었다.

한때는 여세를 몰아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 시가 총액을 넘어선 바도 있다.

현재 웨이라이는 GM의 등에 식은땀이 나도록 만들었던 저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전체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상당히 위축됐음에도 올해 판매 대수 4만 대를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GM이 아니라 진짜 테슬라를 위협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럴 만한 이유도 있다. 무엇보다 판매되는 모델의 라인업이 다양해졌다.

중형 SUV ES6, 중형 크로스 오버 SUV EC6 등이 판매되고 있는 현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에 자리잡고 있는 웨이라이의 공장./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기술력 역시 간단치 않다.

각 모델들의 위용을 살펴보면 진짜 고개가 끄덕여진다.

최토 모델인 SUV ES8의 경우 100kWh 옵션 배터리를 장착할 경우 580km의 항속거리가 나온다.

제로백(0-100km/h 가속할 때 걸리는 시간)은 고작 4.6초에 불과하다.

ES6는 한 단계 더 진화했다고 봐도 괜찮다.

ES8이 알루미늄 바디를 사용한 것과 달리 알루미늄과 카본을 사용한 차체가 사용되고 있다.

100kWh 옵션 배터리를 사용했을 때 항속거리가 610km에 이른다.

제로백 역시 4.7초로 나름 괜찮다.

EC6는 ES6의 진화형 모델이다.

ES6의 쿠페(문이 2개 달린 세단형 승용차)형 SUV라고 보면 된다.

차 천장에 열과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탑재돼 있는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100kWh 배터리에 항속거리 615km, 4.5초의 제로백을 자랑한다.

하나 안타까운 것은 테슬라 모델들처럼 글로벌 수준의 전기차로 인정을 아직은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보인다.

수출이 단 한 대도 되지 않고 있다는 말이 된다.

웨이라이는 이처럼 아직 중국 밖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는 분명히 가지고 있다.

여기에 창업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보인다.

사전 예약 주문량의 10%대에 불과한 저조한 차량 인도 상황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이나 과대포장됐다는 이른바 거품론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하지만 미래는 낙관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수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베이징의 자동차 산업 평론가인 추이윈산(崔運山) 씨는 “웨이라이 전기차는 이제 중국에서는 검증이 됐다. 테슬라 자동차에 못지 않다고 봐도 괜찮다. 수출을 위한 모든 조건이 갖춰졌다.”면서 향후 소량이나마 수출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경영 상태도 좋아지면 좋아졌지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 확실하다. 이는 최근 도이체방크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약속이나 한 듯 “웨이라이는 차세대를 상징하는 자동차 회사라고 해도 좋다. 2023년부터는 이익을 낼 것으로 본다.”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 경우 나스닥의 주가는 더욱 승승장구, 진짜 1000억 달러의 고지를 점령할 수도 있다.

이외에 부도가 났거나 경영상태가 어려운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 인수 계획 및 매년 설비 투자 및 연구개발(R&D)에 최소한 10억 달러 이상 투입하려는 행보 등을 봐도 웨이라이의 미래는 긍정적으로 봐도 무방하다.

궁극적으로 거품론을 서서히 불식시킬 도 있지 않나 보인다.

중국에 테슬라를 능가하는 전기차 공룡이 등장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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