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전부터 악재

지난 9월 시진핑 주석과 EU 집행부 화상회의 장면. [사진=연합뉴스]
지난 9월 열렸던 중국 시진핑 주석과 EU 집행부 화상회의 장면.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중국이 유럽연합(EU)과 손을 잡는데 성공했다.

3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함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통화를 하고 중국과 EU간 투자협정에 합의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월 협상이 시작된지 7년 만이다.

이번 투자협정 체결로 EU는 중국시장 접근권이 상당히 넓어졌다는 평가다.

유럽 기업들이 중국에서 전기차, 통신, 금융, 민간병원, 부동산, 광고, 해양산업 등의 사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또 중국 진출시 중국기업과 합작해야 한다는 규제 조건은 폐지됐고,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차별도 금지된다.

여기에 중국이 강제노동을 금지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을 준수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후변화에도 적극 동참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은 이번 협정을 통해 경제적 이익보다 미국의 압박을 피하는데 집중했다.

중국이 우리나라와 일본을 포함한 14개국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체결한데 이어 EU까지 경제 동맹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최근 EU와의 투자협정과 관련 "중국과 유럽 간에는 경쟁보다 협력, 이견보다 공통인식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미국은 EU 등 전통적 동맹과의 연대 강화를 통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려던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협정이 발효되면 우리 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출 여건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김도연 코트라 벨기에 브뤼셀무역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과 EU간 투자협정이 발효되면 협정에 따른 외국기업의 투자진출 규제가 완화돼, 우리 기업의 대중국 투자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양측간의 협정으로 우리 기업에 다소 불리하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중국에 진출한 우리기업의 애로 해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투자협정은 EU 27개 회원국과 EU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

이에 일부에서는 협정의 실제 체결과 시행까지는 최소 수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협정 체결 되더라도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이를 반영하듯 베이징 소식통은 최근 "중국이 최근 몇 년간 필리핀에 막대한 돈을 퍼부어 남중국해 문제를 가라앉히려고 공을 들였지만 결국에는 별 성과가 없었듯이 중국과 EU의 이번 투자 협정 또한 바이든 시대에 들어서면서 다양한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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