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각각 상의·무역협회 수장에 올라...'사회적 책임' 다하는 경제단체 위상정립 기대

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과 구자열 LS그룹 회장. [사진=SK그룹, LS그룹]
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과 구자열 LS그룹 회장. [사진=SK그룹, LS그룹]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국내 경제단체의 대표격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한국무역협회장에 각각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두톱으로 자리매김 하면서 재계의 기대감이 높다.

그동안 국내 경제를 떠받치는 역할을 하면서도 '정경유착'의 과거 사례로 인해 위축된 모습을 보였던 것에서 벗어나 경제는 물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단체로써 제대로 된 재계의 목소리를 내달라는 주문이다.

최 회장과 구회장은 각각 오는 23일과 24일 서울상공회의소 회장과 무역협회장에 오를 예정이다.

관례상 서울상의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기 때문에 최 회장은 다음달 24일 열리는 대한상의 의원총회에서 대한상의 회장으로 선출될 예정이다.

◇ 재계, 최태원 회장 '영향력'에 기대

재계는 먼저 최 회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최 회장이 평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사회적 가치 등을 강조해온 만큼 현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추면서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또 서울상의는 새 회장 선임에 맞춰 부회장단에 카카오톡 김범수 의장과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게임업체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 등 젊은 정보기술(IT) 기업인들을 대거 포함시켰다.

이는 약진한 IT기업들의 위상과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젊은 총수들을 포진시켜야 한다는 최 회장의 의중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한국무역협회장에 오르는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활로를 찾아달라는 기대다.

무협 회장은 그간 퇴직 관료들이 회장을 맡았으나 구 회장의 선임으로 15년 만에 민간 기업인이 무역협회를 이끌게 된다. 구 회장은 관료 출신보다는 기업인 출신이 더 적임이라는 재계 의견에 따라 차기 회장으로 뽑혔다.

구 회장은 2013년부터 LS그룹의 회장을 맡고 있으며 형제 가족이 9년씩 돌아가며 공동 경영을 이어온 전통에 따라 올해 말 구자은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길 예정이다. 다만 이번 무협 회장 추대로 그룹 회장직 이양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번 최태원 회장과 구자열 회장이 경제단체장에 오르면서 최종현 회장(전경련)과 구평회 회장(무역협회장)에 이어 부자(父子)가 대를 이어 경제단체를 이끄는 기록도 세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 "경제단체 역할 기능 재정립" 목소리도

이번에 구 회장이 무역협회 회장에 오르면서 재계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 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5대 경제단체' 모두가 15년 만에 기업인 회장 시대를 열게 됐다.

이에 경제단체의 수장 교체를 계기로 경제단체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이른바 '공정경제 3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경제단체들이 재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경제단체의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 새 수장들이 기업의 목소리를 하나로 묶어 제대로 대변해야 한다는 요구도 크다.

일각에서 나오는 경총과 전경련이 통합론도 경제단체의 위상과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는 요구에서 비롯됐다는 게 재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또다른 경제단체인 전경련은 이달 26일 총회를 열고 차기 회장을 선출할 예정인 가운데 뚜렷한 하마평이 없는 상태다. 재계는 현 회장인 GS건설 허창수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비중 있는 기업의 총수들이 재계의 얼굴로 부상하면서 경제단체의 역할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진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단체들이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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