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 이익 위해"...리스크 너무 커 손실 가능성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파파 머스크'란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최근 무서운 급등세를 보인 비트코인이 한때 4만5000달러까지 추락했다가 5만달러 선을 다시 회복했다. 

스스로 '비트코인 지지자'라고 칭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말 한마디에 가상화폐 시장이 출렁인 셈이다. 

때문에 금융업에 종사하지도 않는 머스크가 애초에 왜 비트코인을 향한 소신 발언 계속해서 내놓고 있는지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머스크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기업의 이익을 위해 비트코인을 이용해 수익모델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본다. 다만 이로 인한 손실은 막대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 비트코인 소신 발언 쏟아내는 '전기차·우주사업' 운영자

머스크가 비트코인에 무한한 관심을 쏟아내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가 이끌고 있는 전기차·우주선 등 미래산업이 가상화폐 등 금융업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현재 글로벌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뿐만 아니라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에서도 최고경영자직을 맡고 있다. 테슬라의 자회사인 태양에너지 업체 솔라시티에서도 회장직을 재임하고 있다. 

그런 그가 계속해서 가상화폐에 대한 소신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머스크 말만 들으면 가상화폐 흐름을 알 수 있다"며 그를 쫓는 추종자들도 생겼다.

실제 최근 비트코인 시세 흐름은 머스크의 '입'에 따라 널뛰고 있다.

머스크가 올 1월 "비트코인을 지금 시점에서 봤을 때 나는 좋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자 급등세가 뚜렷해졌고, 지난 20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높은 것 같다"는 한마디에 급락세가 시작됐다.

대니얼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현 상황에 대해 "이제 월가는 비트코인과 머스크를 연결지어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트코인 시세가 테슬라의 로고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트위터 캡처/연합뉴스]

◇ 매출과 상관 없는 '이익' 만들기...테슬라에 효자 노릇?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괜히 비트코인 발언을 하는 게 아니라고 본다.

결국 자기가 운영하고 있는 기업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주요 외신과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투자가 머스크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에 상당한 수익을 가져다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머스크는 투자자들에게 자신이 비트코인 흐름에 남다른 관측이 있다는 신뢰를 쌓은 뒤, 수조원 대 비트코인 투자를 감행해 기업의 매출과 상관없는 수익을 냈다.

일례로 지난 8일(현지시간) 테슬라는 가상화폐 비트코인 15억달러(1조7000억원)을 사들였다.

구매에만 그쳤다면 투자자들이 이만큼 열광하진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 테슬라는 향후 생산할 자사의 전기차를 비트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투자 소식이 나혼 직후 해외주식투자 갤러리 레딧에는 "테슬라 비트코인은 터닝포인트다(Tesla's Bitcoin Buy a 'Turning Point')" 등의 게시글들이 쏟아졌고, 비트코인은 몇 시간 만에 전날보다 8% 가량 오른 5000만원 선에서 거래가 됐다.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머스크는 관습에서 벗어난 사람"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세계 부자 반열에도 오를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전문지 마켓인사이더는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 수익이 지난해 테슬라 전체 전기차 판매 수익을 앞질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Excession(과잉)'이란 글을 올렸다. 이에 비트코인 가격을 두고 머스크가 줄다리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머스크 트위터 캡처]

◇ 머스크도 어쩔 수 없는 '변동성'...큰 손실 볼 수도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으로 이익을 챙기는 행위가 머스크에게 되레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전부터 비트코인을 가지고 쏠쏠하게 재미를 본 다른 기업들도 최근 가격 변동성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스트레티지(MSTR)는 지난해부터 비트코인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성공을 맛 봤지만, 최근 급락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몇 달간 총 11억4500만달러(1조2742억7050만원)로 7만1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사들였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며칠 간 떨어지면서 손실을 입은 것.

여기에 주가 하락도 계속되고 있다. 24일 오전 MSTR의 주가는 전날보다 21.9% 급락했다.

MSTR은 지난주에도 비트코인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환사채를 추가로 발행했을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비트코인 투자로만 지난해 총 1억달러(약1110억원) 이상의 수익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비트코인 여흥이 전기차 성장 스토리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며 가치 변동성에 따라 머스크도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CNBC도 이날 "암호(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수일간 롤러코스터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투자에 극히 신중해야 할 이유를 잘 말해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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