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사고 급증에 안전성 테스트 돌입...소비자, 대대적 리콜 사태에 "예방이 중요" 비판

지난 17일 경기 남양주 주차장에서 충전 중 화재가 발생한 현대자동차 코나전기차(EV)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차량 결함이나 운전자의 실수로 사고가 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올해 자동차 업계의 최대 화두는 '안전성'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3일(현지시간) 세계적인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가 직접 몰던 현대차의 SUV GV80이 언덕 아래로 전복했지만 큰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소식에 ‘튼튼한 차가 최고'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각 완성차 업체들은 내연기관 차량부터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앞으로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기능을 추가하거나 내부 설계를 다시 뜯어고치고 있다.

◇ 사고에도 멀쩡한 차 만들자...현대차부터 벤츠·볼보까지 '열일'

먼저 대대적인 리콜 조치를 내린 현대차는 수차례 품질 이슈를 겪은 이후 내부적으로 안전성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 23일 최초 공개한 아이오닉5 발표 자리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해 개선점을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날 열린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최근 코나EV 화재 이슈로 고객에게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새로 출시된 아이오닉5에는 사고 방지 기능이 대거 추가됐다.

차량 전방부에 충돌 하중 분산 구조를 적용했고, 냉각수가 배터리에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냉각 블록을 분리해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해외 기업들도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안전성 실험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5년에 설립된 자동차 안전 기술센터(TFS)에서 양산 직전 차량을 대상으로 1만5000건 가량의 시뮬레이션과 150건 이상의 충돌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센터에선 순수 전기차 등 미래차를 대상으로 안전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스웨덴의 볼보는 21년째 '세이프티 센터 충돌 연구소'를 운영해 하루에 최소 1대의 차량 테스트를 시행하고 있다.

수많은 교통상황을 직접 실험해보고, 내부 설계를 바꾸면서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파이낸셜타임즈(FT)는 업계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세계 자동차 제조업체가 화재 위험을 겪었다"며 "(발빠른 안전성 테스트와 리콜 조치가)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보자동차 세이프티 센터 충돌 연구소에서 사고 상황을 실험하는 모습.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 현대차의 고민...내수용 차량 외면했단 비판도

업계가 더 안전성 실험에 몰입할 수 밖에 없는 배경엔 소비자의 차가운 비판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 완성차 업체들이 몇차례 보완을 거치며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믿고 탈 수 있는 차가 없다'는 불신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며칠간 냉탕과 온탕을 오간 현대차를 향한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특정 차량은 엄청난 내구성을 뽐냈고, 다른 모델에선 수십번씩 화재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먼저 현대차의 GV80은 타이거 우즈 사고를 등에 업고 뛰어난 안전성을 입증했다.

우즈는 GV80을 몰고 가던 중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여러 차례 구른 뒤 도로에서 비탈길로 떨어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에어백이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차량 내부 차체는 크게 파손되지 않아 우즈는 다리에 골절상을 입는 데 그쳤다.

때문에 자칫 운전자를 사망케 할 수 있었던 대형 교통사고에도 크게 다치지 않았던 것은 모두 차량 자체의 내구성이 탄탄하기 때문이란 칭찬이 나왔다.

반면 전기차에선 수차례에 걸쳐 화재가 계속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4일 현대차의 코나 전기차 등 3개 차종 2만6699대에서 제작 결함이 발견됐다며 자발적인 리콜을 요청했다. 원인은 아직 규명 중이다.

지난해 10월부터 계속 코나EV에 수십차례 화재가 일어나자 현대차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은 업데이트 했지만 말썽이 계속된 것이다.

때문에 자동차 커뮤니티에선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이 다른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일부 이용자는 "사고가 일어난 후가 아닌 이전부터 꼼꼼히 검사해달라"고 촉구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랜초 팔로스버디스 구역에서 발생한 타이거 우즈의 자동차 전복 사고 현장에서 우즈가 몰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트럭에 실려 이송되고 있다. [사진=로스앤젤레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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