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가동중단 이후 스마트폰 칩 공급난...외신 "돌아온 삼성이 시장에 활기 넣을 것"

사진=삼성전자 제공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기록적인 한파로 셧다운 조치가 내려진 삼성전자의 미 오스틴공장은 몇 주 내에 재가동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클린룸 내부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삼성전자의 주요 파운드리 생산기지인 미국의 오스틴공장이 재가동을 위한 복구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미국의 기록적인 한파에 대대적인 셧다운을 감행하며 큰 손실을 입었지만, 이번 일이 오히려 삼성의 글로벌 입지를 실감하게 했다는 측면에서 '전화위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차량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업체까지도 '즉각적인 여파'로 전세계가 반도체 공급난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 이른 것.

이에 따라 외신들은 빠른 시일 내에 원활하게 오스틴공장이 가동된다면 올 해에도 삼성의 호조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2주째 멈춘 오스틴공장...전력·용수 문제는 해결했다

삼성전자는 오스틴공장 재가동에 시동을 걸며 일단 한 숨을 돌린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같은 칩 제조업체들이 공장 운용에 필요한 전력과 물, 가스 등을 확보했다"며 "재가동까지 몇 주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의 오스틴공장은 지난달 16일부터 약 2주 가량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 대대적인 한파가 불어 닥치면서, 특히 유독 큰 피해를 입은 텍사스주의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현지 공장들이 모두 올스톱 됐다.

오스틴공장에서 제조하는 반도체 칩들은 모두 막대한 전력과 용수가 필요하다. 물은 원재료를 절삭하거나 화학물을 제거하는 데 쓰인다. 

삼성전자 전체 비메모리 칩 생산에서 오스틴 공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4%다. 해당 공장은 지난해 매출 3조9000억원, 순이익 9000억원이란 성적을 내보일 만큼 삼성의 주력 파운드리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냈다. 

게다가 이곳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핵심 부품을 제조하는 요충지다. 인텔, 퀄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스마트폰 및 통신용 반도체를 공급받는 곳이기도 하다.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에드워드 라슨 오스틴지역제조업연합회 회장은 "다시 공장을 청소하고 재정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 과정은 다소 느리고 매우 비쌀 것(very expensive)"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텍사스주는 이번 한파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사진은 최근 최악의 한파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주민들을 태운 차량이 갤버스턴 지역에 마련된 한파대피소로 들어가는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2주 중단이 낳은 '즉각적인' 여파...중국 스마트폰 출하량도 비틀

그러나 이번 손실이 삼성에게 마냥 부정적인 영향만 끼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글로벌 시장에서 '최강자'라 불렸던 위상이 더 공고해졌다.

삼성의 공장이 중단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바로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난 여파가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로이터가 인용한 리스토 푸하카 VLSI 애널리스트는 삼성 공장 중단과 관련 "여파는 거의 즉각적(immediate)으로 드러났다"며 "칩 재고가 부족해진 고객사들이 가능한 한 빨리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푸하카 애널리스트는 현재 삼성전자 등 미국 내 파운드리 공장들의 가동 중단으로 약 한 달 수준의 생산이 지연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 일부 스마트폰 기업들은 이번 셧다운 이후 반도체 품귀 현상에 몸살을 앓고 있다.

수많은 고객사를 둔 퀄컴 조차도 지난달부터 물량을 채우지 못하면서 삼성전자 등 당장 공급을 해줄 업체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매체 제일재경은 최근 "중국 BBK전자 소속 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리얼미'가 반도체 부품 재고를 호소하고 있다"며 올해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웨이빙 샤오미 중국 법인 사장도 지난달 24일 웨이보를 통해 "올해 반도체가 품절됐다"며 "단순히 모자란 게 아니라 '극심히' 모자란다"는 글을 게시했다.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전문가들은 2일(현지시간) 이번 삼성전자 오스틴공장 셧다운이 향후 5개월 안에 자동차업체들에게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국내외 업계에선 오스틴공장이 2분기까지도 가동하지 않는다면 삼성이 1조원 이상의 피해를 볼 가능성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번 재가동 소식에 수조원대 손실은 일단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공장 가동이 무사히 이루어진다면 삼성전자 반도체 호황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2% 이상 증가한 14억6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만큼 관련 반도체 수요도 늘어난다는 의미다.

블룸버그통신도 1일(현지시간) "급증하는 수요와 줄어든 공급은 삼성전자의 메모리 칩 증가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스마트폰과 자동차 부문 등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신은 삼성 측이 현재 오스틴공장 시설 전반을 검토하고 재구성하고 있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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