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낸드 가격 3~8% 상승"...SSD에 탑재되는 '컨트롤러' 영향 가장 클 듯

삼성전자의 미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의 전경. 미국에 들이닥친 기록적인 한파에 지난달 16일(현지시간)부터 가동이 중단돼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낸드 플래시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0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낸드 가격은 3~8% 가량 상승할 예정이다.

앞서 해당 조사기관은 1분기 낸드 가격이 공급 과잉의 영향으로 5~10% 가량 하락한 데 이어 2분기 역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전망치를 조정한 이유로 전세계 시장의 주요 공급처인 삼성전자의 미국 공장이 멈춘 걸 들었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의 오스틴 반도체 시설은 지난달 미국에 들이닥친 최악의 한파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그 결과 공장의 생산 활동은 2월 중순부터 중단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에 따라 노트북 등 스마트 기기의 수요는 늘어났으나, 품귀 현상에 덩달아 가격도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체는 3월 2일부터 일부 생산라인이 조금씩 가동되고 있다면서도 “3월 말까지 (정상 가동률의) 90% 이상을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오스틴 공장의 가동 중단은 삼성전자의 SSD에 탑재되는 컨트롤러 생산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다. 사진은 10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NVMe SSD 980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가장 문제로 떠오른 것은 SSD(저장장치 역할을 하는 칩)다.

현재 오스틴 공장의 생산물량 10% 가량이 삼성전자의 SSD에 탑재되는 컨트롤러인 만큼 SSD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체는 기업용 SSD 시장에서도 2분기 이후 데이터센터 주요 고객사들의 구매활동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공급라인이 정상화되기 전까진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삼성전자의 128L(128단) 낸드플래시 기반 제품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28L 낸드는 고용량이란 뛰어난 성능을 가진 칩으로, 원가 경쟁력까지 있어 차세대 반도체로 떠오르고 있다.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낸드 강자들이 생산에 뛰어든 부품이기도 하다.

때문에 반도체 과열 현상을 진화하기 위해 삼성이 재빨리 오스틴 공장을 가동할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100여명의 전문가를 미국 현지에 보내 재가동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로이터 등 외신들은 잇따라 "한번 멈춘 공장을 되살리는 데 수많은 점검과 절차가 필요하다"며 "난항이 예상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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