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삼성·SK, 양자택일 상황 놓여...방법은 '차별화된 기술력' 뿐"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술 패권 싸움으로 번진 미·중 갈등에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때문에 양사가 그 어느 때보다 대체불가능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 압박에서 벗어나 누구의 편을 들지 않으면서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 놓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삼성과 SK가 누구 편에 설 것인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미국과 중국은 반도체 산업을 두고 패권 싸움에 나서며 삼성과 SK를 포함한 글로벌 강자들을 확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반(反)중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달 반도체를 공급망 검토를 진행하며 미국 내 반도체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370억달러(약 41조8000억원)를 투입할 것을 예고했다. 

중국도 이달 초에 진행된 양회에서 자국 내 생산비율을 70%까지 끌어올려 기술 자립을 현실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중국은 올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기술 간 융합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때문에 국내 기업들의 입장은 난처해졌다. 미국과 중국은 한국의 주요 교역 국가로 그 누구를 선택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계에서 첨단 부품이 필요한 산업 전방면에서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되면서, 반도체는 단순 산업이 아닌 정치 의제로까지 부상해 상황은 더 악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만 TSMC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TSMC는 파운드리(위탁생산)계에서 특히 삼성의 최대 적수로 잘 알려져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1분기 시장 점유율 전망치에서 TSMC가 56%, 삼성전자가 18%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수출입은행도 26일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의 원인 및 영향' 보고서를 발간해 품귀현상이 가장 두드러지는 MCU 수급 해결의 키를 TSMC가 쥐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반도체 시설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반도체 시설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에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미중갈등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가 인용한 한국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민주주의 국가들 간의 경제동맹을 꾸리면서 한국의 참여를 밀어 붙이면 한국은 중국시장 점유율을 일부 타협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계속 지원해야 한다"며 지난해 정부가 시행하기로 한 '반도체 1조원 투자' 등의 지원책이 더 많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특히) 삼성전자는 최첨단 경쟁에서 TSMC를 대적할 유일한 회사"라며 국내 기업들이 바이든 행정부 취임 이후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는 점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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