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당선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8일 자정께 서울 여의도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7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당선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8일 자정께 서울 여의도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4·7 재보궐선거가 야당의 압승, 여당의 참패로 막을 내리면서 향후 정국도 요동을 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 선거를 1년여 남긴 시점이어서 이번 국민들의 심판이 곧이어 시작될 대선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 두 자릿수 참패 여권...친문·지도부 책임론 나와

먼저 4·7 재보선 참패라는 결과를 접한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서울·부산시장에서 제1야당 국민의힘과 박빙의 승부를 벌이기는커녕 두 자릿수 이상의 큰 격차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대선 정국을 앞두고 매서운 '정권 심판론' 정서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강경 일변도의 국정 기조를 이끌어온 당정청 수뇌, 특히 친문 주류를 향한 책임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당장 뼈를 깎는 쇄신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은 "국민의 뜻에 따라 성찰하고 혁신하겠다"는 입장을 냈고,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민심을 새기고 반성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당장 다음달 초 당대표 선출을 위한 5·9 전당대회, 김태년 원내대표 후임을 뽑을 경선 등이 줄줄이 예정돼있어 지도부 교체를 통한 당 운영기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부동산 투기와 시장 과열을 막지 못한 규제 중심의 정책과 강경 일변도로 밀어붙인 '추미애-윤석열' 갈등 사태 등으로 이반된 민심을 다시 가져와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또 선거과정 지속적으로 거론된 내로남불과 위선 등의 프레임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고민에 빠진 분위기다.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진 이번 서울·부산 재보궐에 당헌을 개정하면서까지 후보를 공천한 이낙연 전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과정에서 당내에서 갈등이 표면화 될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의 정책·개혁 기조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자 하는 친문 주류와, 문재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원하는 쇄신파 등으로 나뉘어 노선 경쟁까지 벌인다면 당이 내분 양상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5선의 이상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뒤집을 수도 있다. 민심이 두렵다"며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오는 9월로 예정된 대통령후보 선출이 제대로 진행되겠느냐는 '경선 연기론'도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가 모두 참패한 것으로 예측된 7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 당직자들이 대부분 떠나 텅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가 모두 참패한 것으로 예측된 7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 당직자들이 대부분 떠나 텅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야권통합 주도권 쥐게된 국민의힘...윤석열 합류할까

반면 전국단위 선거 4연패의 사슬을 끊어내고 부활에 성공한 제1야당 국민의힘은 향후 야권 통합과 재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갖게 됐다.

민주당에 대승을 거둔 만큼, 국민의힘이 갖는 통합의 구심력도 극대화될 전망이다.

당장 국민의당과 통합이 탄력을 받게 됐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두 당의 통합을 제안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안 대표의 제안을 반기는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국민의당이 단일화 효과에 대한 일정 지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 합당 과정에 진통이 발생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야권의 대선 후보로 독보적 지지율을 보이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으로 들어오느냐, 제3지대에 머무르느냐에 따라 야권 재편의 청사진이 달라질 수 있다.

국민의힘은 궁극적으로 윤 전 총장이 대권에 도전하려면 자금력과 조직을 갖춘 제1야당에 몸담을 수밖에 없다고 보지만, 퇴임한 지 이제 한 달여가 지난 윤 전 총장 입장에선 아무런 준비 없이 입당하는 게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일단 전당대회로 전열 재정비에 나선다. 궁극적 목표인 '정권 교체'를 준비하려면 차기 지도부를 조속히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8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퇴임 직후 의원총회를 열고 차기 지도부 구성 방안을 논의한다.

이후 오는 12일 열리는 비대위에서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준비위 구성을 의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5월 중 새 지도부를 꾸려 차기 대선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하면 5월 초에는 전당대회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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