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및 밀폐시설 확대해 철강산업 최대 과제 '먼지·부산물' 문제해결 앞장서
신사업 육성으로 선순환 체계 확보...2050년까지 수소 500만톤 생산·이차전지 밸류체인 구축

포스코의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STS소둔산세 공장에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철강은 태생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 특히 환경 보호에 취약한 업종이다. 이에 글로벌 철강기업들은 주로 수소 생산 능력을 키우는 등 환경파괴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포스코의 행보는 사뭇 달라 보인다. 수소 등 친환경 사업을 확대함과 동시에 환경 오염에 대한 '책임'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포스코는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하고 밀폐된 공간에 먼지를 저장하는 등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탄소 감축, 더 나아가 탄소중립은 철강업계의 가장 큰 사회적 책임이자 도전과제"라며 "회사의 미래 전략 핵심 요소로 접근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 버려지던 부산물 고쳐 쓰고, 날리던 먼지는 저장한다

철강업에게 생산과정에서 분출되는 오염 물질은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다.

이에 포스코는 주요 폐기 및 부수 물질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 공기와 수질 등이 오염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먼저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종류의 부산물은 '재활용'을 통해 재탄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부산물은 슬래그(Slag)다. 이는 철광석으로부터 철을 분리하고 남은 물질로, 고체 형태 부산물 발생량 중 약 80%를 차지한다.

포스코는 슬래그 종류 중 하나인 '고로슬래그'의 쓰임새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먼저 고로슬래그를 물로 급속 냉각한 모래 형상의 '수재슬래그'는 전량 시멘트 클링커 대체재, 규산질 비료용 등으로 재활용된다.

이러한 수재슬래그를 공기 중에 냉각시킨 '괴재슬래그'는 건설현장의 골재로 쓰이고 있다.

슬래그의 또 다른 종류인 제강슬래그도 대부분 골재로 사용되고 있다.

부산물 발생량 중 나머지 20%를 차지하는 더스트와 슬러지, 스케일, 산화철 등은 철 성분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자체 공정에서 원료로 쓰이고 있다.

일부 미활용되는 폐기물의 무분별한 매립과 소각을 방지하기 위해 '부산물 자원화율'을 핵심경영지표(KPI)로 관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먼지 발생률을 줄이기 위해 밀폐형 저장시설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에 밀폐형 석탄 저장설비 사일로(Silo) 8기를 준공해 현재 총 18기를 운영하고 있다. 

사일로는 석탄과 석회석 등 원료를 밀폐된 옥내에 보관해 원료 가루가 날리는 것을 차단해 준다. 현재 포스코가 운영하는 옥내 저장시설 능력은 총 218만5000톤에 달한다.

지난 1월 포항제철소에 준공된 밀폐형 석탄 저장설비 사일로(Silo) 8기의 모습. 당시 포스코는 "이번 사일로 건축에 2년여 동안 연인원 18만4700여 명의 건설 인력이 참여해 포항 지역 고용 창출에 기여했다"라고 말했다. [사진=포스코]

◇ '예방+책임' 묶은 순환체계 구축...계열사별 각개약진으로 저탄소 앞당겨

포스코는 이와함께 신사업을 추가해 환경 문제에 관한 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가장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이차전지 사업과 수소 공급 확대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수소 500만톤 생산 체제를 구축해 미래 청정에너지를 개척할 예정이다.

이차전지 사업 확대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2030년까지 리튬 22만톤, 니켈 10만톤 등 주요 원재료를 자체 공급할 수 있는 밸류체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원료 구매 단계서부터 탄소 저감 여부를 따지는 일명 '탄소중립 LNG' 도입을 본격 가시화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싱가포르무역법인을 통해 독일 가스 공급회사 RWE로부터 탄소중립 LNG 1카고(약6만4000톤)를 구매했다. 해당 가스는 지난 19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도착해 공장 가동 및 전력 수급에 활용되고 있다.

포스코는 해당 가스가 생산·공급 과정에서 발생한 약 3만5000톤의 이산화탄소를 상쇄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간 승용차 1만5000여대에서 배출하는 탄소를 감축하는 것과 같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계열사별 친환경 사업도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해 광양 LNG터미널의 제5탱크 상업운전을 시작했고, 올 1월 제6탱크를 착공했다. 포스코건설은 신재생 발전과 수소 시범도시 등 친환경 강재솔루션을 활용해 수주 확대에 나선다.

포스코ICT는 풍산 울산사업장에 통합 생산관리시스템(MES) 기반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한다. 회사는 해당 프로젝트가 기업의 친환경 구현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측은 "장기적으로 철강을 넘어 저탄소 경제에 필수적인 소재들을 공급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롤모델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광양제철소 LNG터미널에서 RWE사로부터 도입한 '탄소중립 LNG'가 하역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한편 포스코는 자사의 ESG 사업을 투명하게 공개해 그룹의 주요 가치인 '기업시민'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기업시민보고서'에 TCFD(기후 변화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태스크포스)와 SASB(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 등 최신 ESG 정보공개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지난 2월 이사회 산하 전문위원회에 'ESG위원회'를 신설한 데 이어 기업시민 자문회의를 확대 개편하는 등 ESG 경영 실천을 위한 조직 체계를 구체화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국내 최대 탄소 배출 기업인 포스코에게 탄소중립은 매우 도전적인 목표임은 사실"이라며 "사회와의 조화, 동반성장, 환경보호 등 ESG 이슈가 포함된 기업시민헌장 원칙을 실천해 성과를 내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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