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미국, 세제 등 인센티브로 삼성 파운드리 투자 유도"
한솔케미칼·SK머터리얼스 등도 수혜 가능성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클린룸 내부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백악관의 반도체 화상회의가 막을 내린 가운데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위탁생산) 투자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와 더불어 국내 반도체 소재 관련 업체들의 투자가 가속화되고 실적 또한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13일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백악관의 반도체 CEO(최고경영자) 회의는 19조원 규모의 미국 내 삼성전자 파운드리 투자 결정을 앞당기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삼성전자를 포함한 TSMC, 인텔, 제너럴모터스(GM), 알파벳, NXP 등 19개 기업이 참석한 반도체 화상 회의 소식이 나온 직후 등장한 분석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웨이퍼 등 반도체 제품을 들고 "반도체, 배터리와 같은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동원·황고운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미국은 세제혜택을 포함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삼성전자에 제시하며 미국 내 파운드리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에 19조원(약 170억달러)를 투입해 추가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다. 텍사스주 오스틴시가 유력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투자 이후 공장 운영 방식에 대한 전망도 제시됐다.

김동원·황고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개 공장에서 파운드리 라인을 가동하게 될 전망"이라며 "기존 오스틴 공장에서는 14, 28나노(nm) 중심의 레거시 제품을 위주로 양산하고 신규 공장은 5나노 미만 선단공정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로 국내 반도체 소재 업체들의 미국 내 투자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언급됐다.

김동원·황고운 연구원은 "한국의 반도체 소재 업체들도 미국 현지공장에 대한 신규 투자를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는 2024년까지 미국에 파운드리 신규라인이 구축 되면서 물량 증가의 적기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 신규 생산라인을 검토하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TSMC, 인텔이다.

대만 TSMC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2조7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등 주요 거점에 생산라인을 증설할 방침이다. 인텔도 파운드리 시장에 재도전장을 내밀며 미국 애리조나주에 신규 반도체 공장 2개를 짓기 위해 200억달러(22조544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KB증권은 "특히 삼성전자와 TSMC에 전구체를 공급하고 있는 한솔케미칼은 향후 미국 내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대와 고객 다변화 등을 위해 미국 현지 공장 추진이 예상된다"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SK머터리얼즈와 솔브레인,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연합뉴스]

한편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이 예상대로 이루어진다면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도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KB증권 연구원들은 "올 하반기부터 중국 시안 2기 신규라인이 본격 가동되고 4분기부터 평택 2공장 신규라인 가동률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2년 메모리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3기 및 평택 3공장에 대한 신규 투자 가능성도 열려 있어 반도체 소재 업체들은 하반기부터 중장기 실적 개선 추세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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