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LG화학, 중국 플라스틱 전시회서 친환경 소재 PBAT·PLA 제품 선보여
전문가 "생분해만 따로 수거하는 체계 없이는 무용지물...해양·어구 등에 도입돼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플라스틱 사용이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했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생분해 플라스틱'을 두고 LG화학과 SK종합화학의 친환경 기술 대전이 뜨겁다.

양사는 전 세계에 불거진 플라스틱 대란에 대응하기 위해 생분해 플라스틱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땅에 묻어두면 빠르게 분해돼 환경 오염을 최소화할 주요 대책이 때문이다.

15일 양사는 중국 선전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플라스틱·고무산업 전시회 '차이나플라스 2021'에 참가해 각자의 차별화된 기술을 선보였다. 전시회 기간은 13일부터 16일까지다.

SK종합화학은 이번 전시회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친환경 기술'(Green for Better Life)이라는 주제로 참가하며 ▲잘 썩는 생분해 플라스틱(PBAT)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재생 폴리에틸렌(r-PE) ▲재생 폴리프로필렌(r-PP) ▲열분해유 등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을 선보였다.

이날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SK종합화학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공동 개발한 PBAT였다. 

PBAT는 자연에서 산소, 열, 빛과 효소 반응에 의해 빠르게 분해되는 플라스틱이다. 통상적으로 플라스틱은 자연 분해까지 100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PBAT는 매립 시 6개월 이내 분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LG화학도 '지속가능한 삶'을 전시 주제로 내세우며 생분해 및 재생 플라스틱 제품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에서 LG화학은 PBAT 뿐만 아니라 PLA(폴리락틱액시드)를 선보였다. 

PLA는 옥수수와 사탕수수에서 전분을 추출해 생산한 플라스틱으로, 땅에 분해되어 사라지는 시간이 3개월밖에 되지 않는다. 기존 종이 재질보다 물에 강하고 내구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 LG화학은 재생 플라스틱인 'PCR ABS'와 '화이트 PCR PC' 등 재생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소개했다.

중국 선전에서 지난 13일부터 4일간 열린 '차이나플라스 2021'의 SK종합화학과 LG화학 전시장 모습. [사진=각 사 제공]

이처럼 양사가 모두 생분해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는 겉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배달 음식과 온라인 쇼핑이 증가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는 업계 내 화두로 떠올랐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가정 등에서 배출한 플라스틱 쓰레기는 평균 848t(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매년 매립되는 페트병만 해도 100만t에 이른다.

국민들도 이러한 문제점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T CS리서치사업팀이 15일 성인남녀 24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5% 이상이 코로나19 이후 음식 포장과 배달 이용 횟수가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양사의 행보는 바람직하나 실제 우리 일상에 일반적으로 사용되기까지는 난관이 많다고 전망했다.

박옥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기업들이 생분해 플라스틱 기술에 뛰어든다는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현재 플라스틱 수거 시스템은 모두 '소각'이기 때문에 따로 생분해 플라스틱만 수거해가는 체계가 없다면 소용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박 사무처장은 "생분해 기술은 특별한 영역"이라며 해양 어구·어망 등 수거 시스템 전무한 현장에 생분해 플라스틱이 사용된다면 환경 보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생분해 플라스틱 가격이 기존 제품 대비 2배 수준이기 때문에, 시장을 키우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편 SK종합화학과 LG화학은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상용화할 시점과, 이를 사용할 방법 등을 관련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다.

SK종합화학 측은 빠르면 올해 3분기 내로 PBAT 제품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며, LG화학은 오는 2024년까지 PBAT와 PLA를 상업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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