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매출 2배·영업이익 4배 증가...토종 OTT, 영업이익 적자 확대 
"콘텐츠 투자 확대가 적자 확대로 나타난 것...고무적이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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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지난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코로나19과 맞물려 눈에 띄는 성장을 기록했지만, 웨이브·티빙·왓챠 등 토종 OTT들은 영업이익 부문에서 오히려 적자가 확대됐다.

국내 시장에서 토종 OTT 업계를 압도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독주가 우려되는 가운데 국내 OTT업계에서는 이번 적자가 콘텐츠 투자 확대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한국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지난해 4154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858억5000만원) 대비 123.5%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토종 OTT 업체들 역시 시장 확대에 따른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SK텔레콤과 지상파3사의 합작으로 출범한 '웨이브(wavve)'의 지난해 매출액은 1802억1201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85% 급증했고, '왓챠(Watcha)' 또한 지난해 380억4041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73%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티빙(Tving)은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154억9128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만, 토종 OTT 3사의 지난해 매출의 총합은 2337억4370만원으로, 넷플릭스 매출의 절반 수준이다.

넷플릭스와 토종 OTT 업체들의 격차는 영업이익에서 보다 극심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넷플릭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4배 급증한 88억2000만원을 기록했지만, 국내 OTT 업체 3곳은 모두 영업 손실을 기록한 것.

영업이익 부문에서 웨이브는 169억4217만원, 티빙은 61억3367만원, 왓챠는 154억5919만원을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웨이브와 왓챠는 전년 대비 각각 23%, 42% 적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넷플릭스와 토종 OTT의 실적 희비는 국내 시장의 점유율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5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국내 OTT 앱 시장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월 안드로이드 OS와 iOS 합산 기준 넷플릭스의 월 사용자 수(MAU)는 1001만3283명으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국내 OTT 플랫폼인 웨이브(394만8950명), 티빙(264만9509명), U+모바일tv(212만6608명), 시즌(168만3471명), 왓챠(138만5303명) 순으로 2월 사용자수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웨이브, 티빙, U+모바일tv, 시즌, 왓챠 등 국내 5대 플랫폼 이용자 수를 모두 합쳐야 넷플릭스와 맞먹는 셈이다. 

이러한 국내 실적을 근거로 넷플릭스가 K콘텐츠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OTT 시장 점유율 격차가 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요 OTT 앱 월 사용자수 현황과 넷플릭스 월 사용자 추이. [자료=아이지에이웍스 제공]
주요 OTT 앱 월 사용자수 현황과 넷플릭스 월 사용자 추이. [자료=아이지에이웍스 제공]

하지만 국내 OTT 업계는 이러한 적자 확대가 예견된 일이라고 분석한다.

오리지널 콘텐츠 등 자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투자를 늘린 결과라는 이야기다.

웨이브 관계자는 "콘텐츠 부문 투자 확대로 적자 확대는 예견됐다"며 콘텐츠 확대에 주력하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원 규모의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웨이브는 올해에만 8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연말까지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획하는 개발 전문 스튜디오도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투자 규모는 확대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투자액 자체만을 본다면 국내 OTT 시장에서 상당히 큰 규모라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웨이브는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진출을 염두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고 덧붙였다.

왓챠 역시 지난해 적자가 확대됐다는 것과 관련해 "콘텐츠 부문에 투자확대를 늘렸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매우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왓챠 관계자는 왓챠의 핵심 키워드를 성장으로 꼽으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폭은 줄고 있다"며 "성장을 위한 투자 증가는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왓챠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왓챠의 대부분 수익을 차지하고 있는 '고객과의 계약에서 생기는 수익'이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왓챠에 따르면 왓챠의 수입 대부분이 고객과의 계약 매출이기 때문에 매출의 증가는 왓챠 플랫폼의 이용자 수 증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왓챠의 성장을 반증하는 셈이다.

특히 국내 OTT 업계는 넷플릭스는 물론 올해 국내 시장 진출을 알린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공룡들과의 경쟁을 대비해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모양새다. 

왓챠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보유하고 있는 자본력, 콘텐츠를 활용해 국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콘텐츠를 다루는 시장은 다른 플랫폼 시장들과 다르게 승자독식 구조는 아니다"며 "이용자들이 관심을 갖고 자사의 플랫폼을 찾아오게 만들 오리지널 콘텐츠 개발과 다른 기업과의 협력 등을 통해 콘텐츠 확보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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