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포스, 2분기 D램 평균가 23% 상승 전망...메모리반도체 강자 삼성·SK에게 호재
SK "파운드리 주력"·삼성, 美인센티브 검토...반도체 투자로 수요 대응·경쟁력 확보에 주력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 참석한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중간)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현상이 계속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효자 사업' D램 가격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양사는 올해 반도체 및 파운드리 투자를 확대하는 등 전략을 다각화해 '메모리 반도체 강자' 이미지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메모리 반도체 D램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거래가 진행 중인 PC D램 가격이 당초 전망치(13~18%)보다 10%포인트 상승한 23~28%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버 D램도 기존 전망치 20% 보다 높은 20~25%로 수정됐다. 

이에 올해 2분기 D램 전체 평균 가격도 당초 전망치 13~18% 보다 5%포인트 상향한 18~23% 수준으로 오를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비대면 활동을 위한 노트북 수요가 늘어나면서 제조사들이 생산목표를 공급량보다 높게 잡은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D램 강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발은 바빠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강자 이미지를 제고하고, 급증한 반도체 가격으로 호실적을 내는 '두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먼저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위탁생산) 투자 확대를 예고하며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등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겠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박정호 SK텔레콤(SKT) 사장 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대만 TSMC 수준의 파운드리 서비스를 해주면 국내 여러 많은 벤처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들이 기술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는 데 공감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거기(파운드리)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최근 SKT의 기업분할 결정이 나오면서 투자 여력이 개선된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이번 발언으로 SK하이닉스가 본격적으로 파운드리 산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이면서 회사의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는 전체 매출 31조9000억원의 94%를 차지했다. 이중 D램의 비중은 22조5000억원으로 70.6%에 달했다.

SK 측은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10조원이 넘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리긴 어려워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는 텍사스 주정부와 함께 신규 공장 건립과 관련해 인센티브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D램 시장 1위인 삼성전자도 조만간 투자 계획을 통해 반도체 굴기를 유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달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한국과 미국에 최대 70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투자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간 삼성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인근과 애리조나주, 뉴욕주 등을 후보지로 놓고 추가 공장 건설을 검토해왔다. 현재 삼성은 텍사스주와 인센티브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관련 투자 계획이 늦어도 올여름 안에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국내 평택캠퍼스 제3공장(P3)과 관련된 투자 계획도 올 하반기 공식화될 전망이다. 평택 P3은 단일 반도체 라인 중 세계 최대 규모로, 삼성전자의 초미세공정 기술이 쓰이는 주력 설비이기도 하다.

한편, 삼성은 네덜란드 차량 반도체 기업 NXP 인수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NXP는 텍사스주 오스틴시와 애리조나주 챈들러시에 반도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 내 사업 확장을 꾀하는 삼성에게 매력적인 회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부족과 가격 상승 등 여러 요인을 분석했을 때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42.1%로 1위, SK하이닉스는 점유율 29.5%로 2위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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