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시장 패권 경쟁에 코로나 백신 수급 '역할론' 제기…정작 삼성전자는 난감

지난 1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삼성전자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구속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 요구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최근 경제계와 종교계는 물론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는 청원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 12일 올라온 국민청원 글을 보면 "삼성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무게를 고려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나라 경제 생태계의 선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 부회장이 충분히 오너십을 발휘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 부회장을 대체할 수는 없다"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 범국가적인 경제난을 이겨내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나아가 대한민국을 빛 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최근 이 부회장이 충수염 수술을 받은 것과 관련 "대장 절제 수술까지 받은 이 부회장의 8월 15일 특별 사면을 간절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해당 글 외에도 십여건에 달하는 청원글이 올라와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23일 경제계에 따르면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다음주 중으로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건의서를 작성해 정부에 정식 건의하기로 했다.

건의서에는 "우리 경제가 어렵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부재가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종교계도 이 부회장 사면 요구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12일 대한불교조계종 25개 교구 본사 주지들은 이 부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이외에도 일부 지자체장과 사회단체 등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최근 계속되고 있는 반도체 시장의 패권 경쟁과 코로나19 백신 수급 대란에 이 부회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투자 건과 코로나19 백신을 연계하는 '백신 스와프'가 정·재계를 중심으로 거론되면서 이 부회장을 사면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다만 현재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한 재판에서 형이 확정되지 않아 현재 일고 있는 사면 논란은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정부와 여당도 이 부회장의 사면과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최근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재계의 한 관계자는 "다음 주 경제5단체의 정식 건의를 계기로 정부도 본격적으로 사면 여부를 검토해보지 않겠냐"면서도 "다만 사면은 정부의 전략적 결단 없이는 쉽지 않은 문제여서 여러 측면이 다각도로 고려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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