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와글와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윤여정 발언 세대 불문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
NYT "딱딱했던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뜻밖의 선물"...해외서도 주목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74)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74)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 인터넷 시대의 특징은 화자와 청취자의 역할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청취자는 댓글을 통해 곧바로 화자로 바뀝니다. 이를 통해 이슈는 확대재생산됩니다.  한 주 동안 인터넷과 SNS에서 이슈가 된 이야기를 전하는 '이주의 와글와글'을 매주 한 회씩 게재합니다.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부터 인터넷 커뮤니티까지 다양한 곳에서 누리꾼들의 '와글와글'한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배우 윤여정(74)이 지난 25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언스테이션과 돌비극장에서 개최된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가 미나리의 순자 역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40여개의 여우조연상을 타는 동안 내놓은 수많은 수상소감은 그때마다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아케데미 시상식에서의 수상소감은 그 가운데서도 백미로 꼽힌다. 이에 그가 평소에 해왔던 발언들도 소환되면서 회자되고 있다.

#윤여정 #수상소감 

무엇보다 한국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의 수상 소감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다.

온라인에서는 영어로 말한 수상소감을 그의 말투로 바꿔서 만든 한글 자막이 유행할 정도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역시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 소감을 최고의 수상 소감으로 꼽는 등 윤여정이 전 세계인을 홀렸다고 할 수 있다.

NYT는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 제작자이자 자신을 수상자로 호명한 브래드 피트에게 "드디어 브래드 피트를 만났다. 우리가 영화를 찍을 때 당신은 어디 있었냐"라고 농담을 던진 것과 열심히 일한 동기를 제공한 두 아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이게 다 엄마가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라고 한 것을 대표적인 유머 사례로 꼽았다.

또 다른 경쟁 후보들을 향해 "내가 운이 더 좋아 오늘 밤 이 자리에 섰다. 아마도 한국 배우에 대한 미국식 환대일지도 모르겠다"라는 소감에도 신문은 주목했다.

NYT는 "몹시도 딱딱했던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뜻밖의 선물이었다"며 찬사를 보냈다.

#휴먼여정체 #윤며들다

직설적이면서도 친근한 특유의 어투는 '휴먼여정체'라고 불리며 온라인 상에서 공유되고 있고, 시상식 이후 인터뷰는 물론 그의 과거 발언까지도 재조명되고 있다.

"60살이 돼도 인생은 몰라요. 나도 처음 살아보는 거니까. 나도 67살은 처음이야" -tvN '꽃보다 누나'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불평없이 한다" -tvN '꽃보다 누나'

"젊은 사람들이 센스가 있으니 들어야죠. 우리는 낡았고 매너리즘에 빠졌고 편견을 가지고 있잖아요. 살아온 경험 때문에 많이 오염됐어요. 그런데 어른들이 젊은이들에게 '니들이 뭘 알아?'라고 하면 안 되죠" -tvN 윤식당

"최고의 순간은 없겠죠. 난 최고 그런 말은 싫어요. 영어 잘 하는 애들이 충고하는데 우리는 너무 '1등', '최고' 그런 거 (강조)하잖아요. 그러지 말고 우리 다 '최중' 되면 안 돼요? 같이 살면" -시상식 이후 인터뷰

윤여정의 인생관이 담긴 어록에 누리꾼들은 찬사를 보냈고, 이른바 '윤여정 신드롬'이 일면서 '윤여정에 스며들다'라는 의미의 '윤며들다'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윤식당 말은 정말 공감되면서도 놀랍네요" (냐옹***) 

"진짜 하나하나 다 명언이다.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 (황***) 

"최고 말고 최중이라니... 정말 멋있으신 생각이다. 본받을 점이 너무 많은거 같다" (김***)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겸손한지...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벼처럼 고개를 숙이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걸 윤여정 배우를 통해 느낀다" (김***)

"윤여정처럼 스마트하고 기품있게 무엇보다 젊은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세로 늙어가는 게 내 인생의 목표가 됐다" (퀴***)

"하루종일 윤며들다 못해 윤친놈(?) 수준이었다. '어머 미스터 브레드 이제야 보다니 너무 반갑다얘~' 하는 영어도 여정체로 들리는 국제성(星) 여정블리 오스카수상을 축하합니다" (g_he***)

#조영남

한편 전민기 한국인사이트연구소 팀장은 지난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윤여정과 관련된) 이슈가 좀 바꼈다"고 말했다.

전 팀장은 빅데이터 상황 분석결과 "최근 조영남 씨 소감 기사가 나오고 이를 비판하는 기사가 나오면서 수상자체에 대한 이슈보다 조영남 씨와 관련된 이슈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가수 조영남은 윤여정이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바람 핀 남자들에 대한 최고의 복수"라고 발언한 뒤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룹 '언니네 이발관' 멤버이자 작가인 이석원은 "윤여정 선생님이 한국 배우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타셨는데 기자들이 무려 34년전 이혼한 전 남편에게 소감을 물었다"며 "묻는 기자들도 이해가 안 가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냉큼 말을 얹는 사람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며 지적했다.

이어 이석원은 "사람이 나이를 들면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땐 빠진다)하는 최소한의 눈치라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도 최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듣기에 상당히 불쾌했다”면서 “본인의 외도 얘기를 우리가 흥미롭게 들을 필요도 없는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소장은 "외도를 한 자신을 향한 복수였다고 폄훼하는 것은 경솔하고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아무리 조영남 선생님께서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안 해야 할 말을 괜히 하셨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석원씨 마음이 곧 내마음이다" (21***)

"잔치날 잔치상에 오물을 투척하다니" (코스***) "너무 추하다. 난 절대로 저렇게는 안 늙어야지 진짜" (Zi***)

"이걸 물어본 기자도 문제이지만 조영남도 문제다. 저란 말을 왜 얹는 건가" (우***)

"도대체 이혼한 지 수십년도 더 된 전 남편을 찾아가 인터뷰한 이유가 뭔지 참 무례하다" (s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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