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억제 불가리스' 대국민 사과..."뼈깎는 쇄신을 하는 남양 지켜봐달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최근 불거진 '불가리스 논란'을 책임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4일 홍 회장은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3층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홍 회장은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당사의 불가리스 관련 논란으로 실망하고 분노했을 국민과, 현장에서 고통받을 직원과 대리점주 및 낙농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이 발표로 남양유업의 당일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은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라며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 어렵다"라고 일축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가리스 효과를 과장했다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대리점들과 직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여기에 보건당국은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며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영업정지 2개월을 명령했다.

지난달 30일 경찰도 남양유업 본사와 세종공장 등 6곳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파문이 커지자 이광법 남양유업 대표는 3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남양유업 대표 유제품 '불가리스'. [사진=연합뉴스]

한편 홍원식 회장은 공식 결정이 늦어진 것과 관련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사퇴 이후 두 아들에 대한 경영권 승계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사과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라며 "앞으로 뼈를 깎는 쇄신을 하는 남양을 지켜봐달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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