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남혐 논란 확산으로 공식 사과문 게시...무신사·이마트24도 같은 의혹에 수정·삭제 조치
홍보업 관계자 "젠더 이슈 관심 없으면 이미지·문구 선별해내기 어려워...마케팅 재검토 필요"

젠더 갈등 논란을 빚은 GS25의 이벤트 포스터. [사진=GS25]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유통업계 전반에 젠더 갈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4일 조윤성 GS25 사장은 최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남성 혐오' 포스터와 관련해 관련자 조치와 재발 방지 등을 약속한 공식 사과문을 게시했다.

조 사장은 "이번 사건에 관련자 모두 철저한 경위를 조사하고 사규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받도록 하겠다"라며 "고객의 신뢰와 사랑을 더욱 높이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라며 불매 운동 등으로 피해를 입은 경영주에게 사과했다.

문제가 된 건 GS25가 지난 1일 공개한 '캠핑가자' 이벤트 포스터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포스터 속 손 모양과 영어 철자 일부가 여성주의 사이트 '메갈리아'(메갈)의 상징이라는 주장이 나오자 포스터 수정 작업을 거쳤지만 항의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회사 측의 사과문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불매 운동을 선언하는 등 논란이 쉽사리 진정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GS25의 군부대 PX 계약을 전면 철회해달라는 요청이 올라왔고, 4일 오후 2시 40분 기준 약 6만명이 참여한 상태다.

이러한 젠더 갈등의 여파는 관련 업계에도 번지고 있다.

최근 이마트24는 '별도 따줄게'라는 제목으로 스타벅스 텀블러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공지했다.

그러나 해당 홍보물 이미지 속 남성 캐릭터가 하늘을 가리키는 손 모양이 남자 혐오의 상징이라는 주장이 나오자, 회사 측은 재빨리 해당 캐릭터가 양손으로 오토바이 핸들을 잡고 있는 디자인으로 수정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지난달 26일 공개한 '무신사 X 현대카드' 물물교환 이벤트 이미지를 두고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이벤트 이미지 속 카드를 잡는 손의 모양이 젠더 혐오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었다.

무신사 측은 입장문을 통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 해당 이미지를 모두 삭제·수정 조치했다"라며 "이미지 제작 시 이벤트를 정확히 알리고자 하는 것 이외에 어떤 다른 의도도 없었음을 명백히 밝힌다"라고 강조했다.

[사진=무신사]

앞서 유통가 젠더 논란은 신조어를 중심으로 확산돼 왔다.

'오조오억' 등의 용어는 최근 남녀를 비하하는 의미로 변했지만 해당 용어의 파급력을 인지하지 못한 일부 기업이 이를 홍보물에 사용해 논란이 커졌다.

일례로 동원F&B가 2019년 유튜브 광고에서 '오조오억'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을 당시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최근 다이소가 똑같은 문구를 각인한 제품을 출시했을 때에는 고객 항의가 거세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한편 유통가는 잇따른 혐오 논란에 잔뜩 몸을 움츠리고 있는 모습이다.

젠더 혐오 코드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를 마케팅에 사용하는 것은 문제지만, 악의 없이 사용한 표현이 되레 논란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홍보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라고 하더라도 단발적이면서 손이 많이 가는 이벤트 광고물을 만들 때 외부 사이트에서 이미지를 구입하는 사례가 많다"라며 "젠더 이슈에 관심이 많지 않은 사람은 이런 상황 속에서 남녀 혐오 이미지를 선별해내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러한 남혐·여혐 이슈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홍보 담당자도 분명 있을 것"이라며 "'젠더 감수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는 시기인 만큼 유통업계의 마케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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