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서 "27년간 결혼생활 종료...재단은 함께 운영"
CNBC "구체적인 재산 분할 방식 등 분명치 않아"
NYT "혼전 계약서 작성·서명"...이에 따라 절차 진행할 듯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아내 멀린다 게이츠와 27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 이혼하기로 합의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은 빌 게이츠 부부가 지난 2018년 9월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 함께 참석한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아내 멀린다 게이츠와 27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 이혼하기로 합의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은 빌 게이츠 부부가 지난 2018년 9월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 함께 참석한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가 아내 멀린다 게이츠와 27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내기로 했다.

이들의 이혼 소식이 전해지면서 천문학적 규모에 달하는 재산 분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즈(NYT)와 CNBC 등에 따르면 빌 게이츠와 멀린다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결혼 생활을 끝내기로 결정했다.

빌과 멀린다는 공동명의로 올린 트위터 메시지에서 "우리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과 노력 끝에 우리는 결혼 생활을 끝내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 27년 동안 우리는 3명의 놀라운 아이들을 키웠고, 전 세계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재단도 세웠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리는 이 임무에 대한 신념을 계속해서 공유하고, 재단의 일을 함께 해나가겠지만, 인생의 다음 단계에서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더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혼 사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삶을 탐색하기 시작한 지금, 우리 가족에게 사생활과 자유를 보장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들 부부의 이혼이 빌 게이츠의 재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집계에 따르면 빌 게이츠의 자산은 1305억 달러(약 146조2000억 원)로 추정된다.

빌 게이츠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다음으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부자다.

금융정보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게이츠는 260억여 달러(약 29조1800억 원) 상당의 MS 주식 1.37%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NYT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재산 대부분을 자신의 투자사인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투자회사는 캐나다 국영철도, 미국 엔지니어링 기업과 에너지 기업, 부동산 등을 소유하거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다.

CNBC는 이러한 투자 지분에 대한 구체적인 재산 분할 방식이나 규모 등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NYT는 "게이츠의 자산을 어떻게 나눌지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면서도 "혼전 계약서를 작성하고 서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혼전 계약서의 내용은 비공개로 전해졌으며, 이들은 계약서에 따라 재산분할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3일(현지시각) 빌 게이츠가 자신의 트위터에 멀린다와 공동성명으로 "결혼 생활을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트위터 캡처]

빌과 멀린다의 이혼은 2019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와 그의 전 부인 메켄지 스콧 부부의 이혼과 같이 `세기의 이혼`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제프 베이조스 CEO는 당시 메켄지와 이혼하면서 40조 원이 넘는 위자료를 지급했다.

베이조스는 메켄지에게 재산 분할로 자신이 보유한 아마존 주식의 25%(아마존 전체 주식의 4%, 1970만주)를 넘겼다.

당시 주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383억 달러(약 43조원)의 위자료를 지급한 셈이다.

메켄지 스콧은 이혼과 동시에 세계 여성 부호 4위로 급부상했다.

한편, 외신들은 이들의 이혼이 빌 게이츠 재단 운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빌 게이츠 재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들은 공동 의장과 이사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 측은 "이들은 재단 전략을 형성·승인하고, 재단 문제를 옹호하는 등 조직의 전반적인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며 조직에 어떠한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롭 라이히(Rob Reich) 스탠포드대 정치학 교수는 "게이츠 재단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자선 단체"라며 "이혼이라는 변수가 재단과 전 세계에 걸친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NYT는 "지난해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와 그의 절친한 친구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를 물러났다"이라며 "버핏은 수년간 게이츠 재단에 수십억 달러를 기부했으며, 자신이 죽으면 재산 대부분을 재단에 맡기겠다고 약속했다"며 워런 버핏과 재단의 관계를 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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